미안하다는 말

by 클로토

'미안하다'는 말은 잘못을 했거나 미안한 마음이 들 때 하는 말이다.

미안하지 않지만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 회피형으로 하기도 한다.

이런저런 것을 떠나서 미안하다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고 미안해도 미안함의 표현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에 속하며 미안하다는 말이 입에 붙지 않아 나중에 미안한 생각이 들어도 어영부영 지나가기 일쑤다.

미안한 마음은 있는데 지나간 일로 미안하다고 말하기 쑥스럽기도 하고 다시 들추기도 그렇다.

대상이 한 사람이 아니고 집단이라면 특별히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붙이고 시시때때로 잘하는 사람이 있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도 상대방이 약간 갸우뚱한 표정을 짓거나 제스처를 취하면 바로 "미안 미안"이라고 한다.

또 한 사람은 절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 나 자신을 돌아보면 미안하다고 말한 적이 별로 없으면서 이 둘을 또 비교 평가하며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미안하다고 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내가 갑이고 상대방이 을이라고 내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고 갑질이라는 폭력성이 내재해 있는 것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겠지 하는 무례함이 깃들어있을지도 모른다.

사람 위에 사람 없다지만 사회에서는 위계라는 게 엄연히 존재하고 그 질서를 세우고 있는 것은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자만심이 있어서다.

위계질서는 윗사람이 힘으로 잡아지는 것이 아니다.

덕과 지혜가 없는 사람이 움켜잡으려고만 하면 손가락 사이로 빠지는 모래처럼 쥐면 쥘수록 사라져 결국 남는 것이 없다.

이제는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무례해서 미안합니다.

섬기지 못해 미안합니다.

대접해 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부드럽게 대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공감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무시해서 미안합니다.

사랑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알고도 모른체해 미안합니다.

험담해서 미안합니다.

더 살피지 못해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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