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어느 때라 할 수 있을까.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던 평균 십 년에 한 번쯤은 맞이하리라.
우리 시절에는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체감상 더 빠르니까 더 자주 올 수도 있겠다.
살면서 큰 이벤트를 맞이하게 되면 인생의 방향이 바뀌게 된다.
가령 대학입시라든지 직장 취업 또는 결혼과 출산 등과 같이 큰일들이 발생하면 말이다.
나의 첫 번째 이벤트는 결혼이었다.
이상적인 결혼은 학업을 마치고 홀로서기를 마친 상태에서 삶을 함께 이끌어 나갈 동반자와 좀 더 단단하게 힘을 합쳐 세상을 헤쳐나가는 것이리라.
혼자가 아닌 둘이서 이제 겨우 세상을 향해 발맞춰 나아갈 입구에 서는 것이다.
내게 결혼은 터널을 뚫고 나가는 힘 있는 드릴과 같은 도구가 아니었다.
세상이란 벽에 부딪혔을 때 우회하는 방편으로 선택한 것이다.
나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 숨어든 곳이 결혼생활이다.
나를 똑바로 정의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다 붙잡은 사람과 발맞춤을 함께 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자립할 능력도 없이 혼전 임신을 했고 가진 것 없이 사랑만 있으면 된다는 이상만 가지고 시작했다.
갈수록 더 난감한 생활의 연속이었고 사업의 실패로 쫓기는 남편은 더 보기 어려워졌다.
아기를 낳아 친정에서 산후조리하는 동안 남편의 방문은 한 번뿐이었다.
조리가 끝나고 시댁의 달방으로 다시 돌아와 시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중에 친척들의 빚독촉이 시작됐다.
앞으로 다가올 일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이쯤 되면 결혼생활의 서막이 어떠할지 서서히 감이 오기 시작한다.
어떤 전환점이 된 사건으로 인생은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흘러간다.
그걸 미리 좋은 방향으로 물꼬를 틀 안목은 없는 것일까.
가끔 매스컴을 통해 접하는 청소년들의 가출이나 고등학생 엄마아빠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남의 일 같지 않아 마음이 쓰인다.
그들에게는 그 시기가 인생의 전환점일 텐데 과연 자신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해 봤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좀 더 지혜로웠다면 어린 나이에 질퍽이는 삶에서 허우적대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나 또한 그 시절 그러하지 못했으니 질타할 생각은 없다.
잘못된 선택이라고도 명명하고 싶지 않다.
다만 한 번의 선택으로 인생의 방향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미리 안다면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2025년 5월
인생의 전환점
클로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