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누군가 "A씨가 부러워요" 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 있다. 그분이 말한 부러운 이유는 이해력이 좋고 암기가 빠르다는 의미였다. 이해력이 좋고, 암기가 빠른 것도 분명히 도움이 된다. 공부를 하거나 업무에 필요한 스킬을 습득할 때 남들보다 훨씬 효율이 좋을 것이다.
그런 사람도 분명 부럽긴 하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더 부러워해야 할 사람은 다른 유형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해력이 좋지 않거나, 암기가 느린 것은 시간과 정성을 좀 더 투여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제 웬만한 것은 그대로 외울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됐다. 구글링을 하면 거의 다 찾을 수 있는 좋은 시대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소양은 기계가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 단순한 현 상태 파악에서 더 나아가서 통찰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드물기도 드물고, 그런 능력을 함양하기도 배로 어려운 것 같다. 사실 이것은 사고 방식에 가깝다. 나는 이런 생각을 주변 사람에게 아래의 예시와 함께 자주 이야기 했다.
이해력, 암기력이 좋은 것은 지수가 큰 것을 의미하고, 통찰력이 있는 사람은 밑이 큰 수인 경우이다. 밑에 해당하는 숫자가 작으면 지수가 상당히 커져야 숫자가 커질 수 있다. 밑이 2이면 지수가 10은 되어야 1000을 넘을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밑이 크면 지수가 작아도 숫자가 빨리 커질 수 있다. 같은 지수이거나 지수간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면 밑이 큰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접근방식이 좋거나 현상이 의미하는 바를 잘 해석하는 사람을 봤을 때 '와, 저 사람 대단하네' 라고 감탄도 하고,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