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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별 Dec 26. 2016

2016년 회고

나는 1년 동안 대체 뭘 하고 살았나

참 개인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나는 놀 것도 다 놀면서 살지 않으면 사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올해도 아주 치열하게 살지는 않았다. 너무 치열하게 하다보면 스스로가 고갈된다고 느낀다. 다만 지난해 말에 내가 이루길 바라는 바를 적은 목록을 지금 다시 보니 생각보다 많이 이루었음을 깨달아서 기뻤다. 앞으로도 가늘고 계속 꾸준히 공부하고 성장하고 팀에 더욱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6년에는 작년보다 다양하게 놀려고 노력했다. 원래 음악 공연은 거의 간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5번 정도 관람했다. 정적인 콘텐츠를 즐기는데 익숙했던 나로서는 경이로운 체험이었다. 공연자의 에너지를 체감하기 좋은 유형이라고 생각한다. 접하는 유형이 다양해지면 다양해질수록 배우는 게 많아지는 것 같다. 앞으로도 다양한 것을 접하려고 노력하면서 한 편으로는 기존의 내 취향을 확고히 지켜나가고 싶다. 소설을 너무 못 읽었고, 전시회 관람 횟수도 굉장히 줄어서 약간 슬펐다.


아래는 분야별로 내가 2016년 동안 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




1. 공부 : 많은 것을 이루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예상보다는 또 많이 이루었다.

이런 식으로 내게 필요한 기술 및 지식의 Flow를 그렸다.


2016년 5월인가 (그 당시) 필요한 역량이라 생각되는 것들을 플로우 형식으로 그려보았는데, 지금 현재 1, 2, 3 은 할 수 있게 되었고 6, 0은 아는 척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Google Tag Manager는 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도 않고 학습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은 것 같아 앞으로도 우선순위가 계속 낮을 것 같다. R은 Python을 능숙하게 쓰게 되면 추가로 배울 것 같기는 한데 여전히 우선순위는 좀. 난 R보다 Python이 더 좋다. 이유는 딱히 없다.


공부는 스터디도 나가보고 인강도 보고 학원도 다녀보고 했는데 뭘 배울 것이냐에 따라, 그리고 학습자의 유형이 무엇이냐에 따라, 자금사정이 어떻느냐에 따라(...) 효과적인 방법이 많이 다른 것 같다. 나는 히키코모리에 영상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는 인간이라 혼자 책 보면서 친한 분들의 도움을 받는 형식으로 공부를 많이 했는데 나름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학원은 돈과 시간이 충분하다면 결제를 많이 했을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보니.


통계랑 Python에 훨씬 능숙해지고, 머신러닝, 딥러닝까지 숙달하게 되는 게 다음 해 목표가 될 것 같다.

기회가 되면 javascript도 배워보고 싶은데 이건 권하는 사람도 있고 말리는 사람도 있어서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2. 책 : 공부용 책을 많이 읽고 취미용 책은 많이 읽지 못했다.

사실 공부에 허덕이느라(아주 열심히는 안 하면서도;;) 책은 정말 읽는 게 많이 줄은 것 같다. 그 와중에 많이 읽는 분들을 보면 신기하다.


나는 공부하면서 읽은 책을 모두 포함하여 26권을 읽었는데 다음에는 공부와 관련되지 않은 책을 더 많이 읽고 싶다. 연관되지 않은 분야에서 얻는 지식도 많다고 생각한다. 지식의 폭을 확장한다는 점에서도 좋고. 재작년에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권을 읽고 나머지도 얼른 읽어버려야지 생각했는데 아직도 다 못 읽었다는 것이 좀 슬프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은 공부가 아닌 것들도 병행하고 있다.


그래도 이번 해에 좋아진 점은 리디북스 결제를 적극적으로 하게 되면서 공부와 상관 없는 책들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읽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제도 쉽고 아무데서나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손이 더 자주 간다. 아이패드나 리더기를 살까 고민도 해봤지만 들고 다니는 것이 귀찮다.


3. 전시회 : 지난해에 비하면 저조한 실적(1)

2015년에는 10개의 전시회를 갔는데 2016년에는 고작 3개를 갔다. 가볼만 한 건 있었는데 결제를 까먹기도 하고 나가는 것 자체가 귀찮기도 했다. 그래도 하나를 꼽는다면 호안 미로전을 재밌게 봤다. 유년 시절에 좋아했던 화가의 전시회를 국내에서 보다니(할 줄 몰랐다) 신기했다.


4. 영화 : 지난해에 비하면 저조한 실적(2)

원래 영화를 잘 안 보는 편이긴 해도 작년보다 9건 줄었다. 작년이 22건 2016년이 13건이니 40%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그래도 핫한 작품은 거진 다 챙겨본 것 같은데 빅쇼트, 주토피아, 시빌 워가 맘에 들었다.


5. 기록 : 생각보다 꾸준히 기록을 많이 했다

2015년 9월부터 브런치를 운영했고, 현재 이 글을 포함하여 96개의 글을 썼다. 이 브런치를 운영하게 된 이유는 원래부터 책을 읽고 요약하고 내가 필요할 때 활용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시간이 없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렇다고 해서 독자에게 친절한 브런치인 것 같진 않지만 현재까지도 꾸준히 운영하고 있어서 신기하기도 하다. 주로 페이스북 그룹인 통계분석연구회에서 내 글을 많이 공유해줬는데 조횟수 및 공유에 많은 기여를 해주셔서 나에게도 많은 모티베이션이 됐다. 간혹 잘 보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는데 그런 것들도 동기부여가 됐다.


이제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기록을 많이 한만큼 그것이 실전에서 활용이 되는 것이다. 레시피를 많이 모으는 것보다 하나의 레시피를 실제로 실행해보고 한 그릇이라도 팔아보는 것이 스스로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허당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해야지.


6. 덤 : 최고의 고양이


11월에 이사를 하면서 또 한 명의 가족을 데려오게 되었다. 우연히 범백(고양이 치사병)에 걸린 고양이 입양을 요청하게 되었는데, 다행히 완치되어서 우리집에 무사히 올 수 있게 되었다.


조그만 호랑이처럼 생긴 것이 무척 귀엽고, 성격도 좋아서 사람을 잘 따르고 물지도 않고 시끄럽게 울지도 않는다. 물건을 떨어뜨리지 않는 건 신기하기까지 하다. 본가에 강아지가 있긴 하지만 내가 완전히 책임을 져야 하는 생명이 하나 생기는 것은 생경한 경험이었다. 범이가 2017년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나의 2017년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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