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대상 : 인간의 신체와 마음의 관계성에 관심 있는 사람, 뇌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
추천 정도 : ★ ★ ★ ★
메모 : 이케가야 유지의 책을 이제 경우 3권째 보는 터라 뭐가 더 낫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단 한 권만 권해야 한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모교의 고등학생 9명을 대상으로 강의한 것인데(후기에 9명읠 대상으로 한 강의였다는 것을 읽고 부러워서 죽을 뻔 했다. 단 9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이런 강의를 하다니 그 학생들의 미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을까?)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으면서도 문장만 봤을 때는 심오한 내용들이 꽤 담겨 있다.
뇌과학으로 인해 인간에 대해서 전부 다 알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알아나가는 과정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아한다. 그 부분이 이 책의 끝부분에도 언급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본 것은 뇌가 스스로 노이즈를 생성하여 전체적인 질서를 만든다는 점이었다. 나는 머신 러닝이 과적합되지 않기 위해 트레이닝 세트와 테스트 셋을 나누어서 모델링을 하는 과정을 떠올렸다. 좋은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사한 원리일지도 모르겠다.
읽다보면 이걸 알고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아직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모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믿는 '내 마음은 이렇다'라는 생각은 의외로 믿을 게 못 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뇌는 무의식이 지배적이어서 '실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의식은 그저 뇌의 노예인지도 모른다' '내가 결정한 행동이지만 그렇게 결정한 이유는 전혀 엉뚱한 데 있는지도 모른다'라는 거지요.
한 인간이 타인을 이해하거나 서로 이해하는 감각이란 것은 어쩌면 환상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도 공감이나 상호 이해를 전제로 깔고 대화할 수는 있습니다. 이것은 서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닐까, 하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과학의 진수는 그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말로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나 진실을 알아내는 것보다도 알아가는 그 과정입니다.
가설을 검증하여 새로운 발견을 해내면 과거의 축적된 지식으로 그 발견을 해석하고, 그리고 다시 새로운 발견에 도전합니다. 고상한 추리 소설을 읽어 나가는 것처럼 설렙니다.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창출 과정은 난해한 퍼즐 조각을 조금씩 맞춰 나가는 것처럼 재밌습니다.
그렇다면 뇌과학자가 가장 행복해 하는 부분, 즉 '해명해 가는 과정'은 영원히 남아 있을 거라는 의미가 되죠. 과학자로서 이처럼 행복한 일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