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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별 Sep 13. 2017

알라딘


감상일시 : 2017. 09. 11


디즈니 콘서트를 다녀오고 나서 디즈니 뽕을 심하게 맞았다. 연주를 들으면서 이건 다시 봐야겠어 하는 작품이 몇 가지 있었는데 알라딘이 그 중 하나였다. 몇 번이고 다시 본 작품은 줄거리가 기억 나지만 알라딘은 어렸을 때 봐서 노래밖에 기억나지 않았는데 성인이 된 후 보게 되니 느낌이 달랐다. 


남편은 디즈니가 전근대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어서 싫다고 말하지만, 나름 시대상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흔적이 보인다. 어렸을 때는 자스민은 그냥 공주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꽤 진취적인 캐릭터였다. 자신을 통제하고 보호하는 환경으로부터 벗어나려 하며 인생의 동반자를 스스로 고르고 싶어한다. 알라딘이 도움의 손을 내밀 때도 스스로 행동하고 "나는 빨리 배우는 타입이거든"이라고 말하는 캐릭터인 것이다. 알라딘이 지위에 사로잡힐 때 자스민은 알라딘이 거지이든 왕자이든 개의치 않는 모습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더 큰 줄기는 스스로에 대해 솔직해야 하며, 진정한 사람은 요행을 바라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가장 소중한 것은 능력이나 재화가 아닌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라고 생각한다.

알라딘은 거지인 자신보다 왕자가 좋다고 생각해서 자스민과 자신을 속이지만 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다준다. 알라딘은 지니의 능력에 도취되어 지니에게 했던 약속(자유의 몸이 되도록 해주겠다)도 파기하고 요행을 언제까지고 자신의 곁에 두려고 하지만 그로 인해 결과는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들킬 뿐이다. 모든 갈등의 해결은 알라딘이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때였다. 결말에 이르러 알라딘은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서지만(지니를 자유롭게 해줄 것인가 왕자가 될 것인가) 자신의 신념을 지킴으로써 지위와 무관하게 '진흙 속의 보석' 같은 사람으로 완성된다. 지금 든 생각이지만 사실 알라딘이 '진흙 속의 보석' 같은 사람인 것은 정해진 운명이고 이전부터 그런 사람이 될 가능성을 갖고 있었으며, 이러한 사건을 통해서 완성된 게 아닐까 하는 운명론적이 생각이 든다..


여하튼 지니가 "아무리 재화가 많고 능력이 대단해도 자유만큼 대단하지 않더라" 라고 하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디즈니가 동화에 서사의 토대를 두고 있고, 전근대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것도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생의 중요한 교훈들을 갖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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