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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별 May 05. 2019

뮤지코필리아

추천 여부 : 추천

추천 대상 : 인간의 지각 능력, 뇌, 음악이 궁금한 사람

메모 : 1월부터 읽었으니 장장 4개월에 소요된 셈이다. 정확히는 1월에 조금 읽다가 이 책이 약간 두꺼운 지라 잠시 덮었다가, 갑자기 어제 한꺼번에 다 읽었다. 음악과 뇌, 그와 얽힌 다양한 환자 사례가 나온다. 예전부터 음악이 문학이나 그림과 달리 가장 본능에 많이 호소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놀라운 줄은 몰랐다. 파킨슨 환자여도, 자폐증 환자여도 음악을 통해 잊어버린 절차 기억을 회복하거나 누군가와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음악이 인간의 지각체계와 얼마나 깊은 연관을 갖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뮤지코필리아에서도 이것이 뇌과학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나오지만 아직 다 규명된 게 아니다. 뇌과학이 계속 더 빨리 발전하고 있으니 조만간 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올리버 색스의 환자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환자 하나하나를 임상 사례가 아닌 각각의 인격체로서 존중하며, 치료나 연구에 있어서도 그들의 삶을 존중하려고 노력한 점이 대단했다.



발췌


우리는 자신의 감각을 당연하게 여긴다. 시각적 세계를 예로 들자면 깊이와 색깔, 움직임, 형태, 의미가 서로 완벽하게 맞아떨어져 우리에게 주어진다고 느낀다. 시지각이 통합되어 있는 듯 보이기 때문에, 여러 다양한 요소가 한데 모여 단일한 시각적 장면을 구성하며 지각할 때 이 요소를 별도로 분석해서 하나로 합치는 과정이 수반된다는 생각을 선뜻 하지 못한다. 미술가나 사진사라면 시각적 지각이 이렇게 구성된다는 사실을 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음악은 왜 다를까? 음악은 왜 그토록 현실에 충실할까? 음악이 ‘형식적 윤곽과 내적 추진력을 나름의 목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아니면 음악은 그것만을 전담하는 특별한 대뇌피질 구조가 있어서 ‘이미지, 언어, 내러티브와는 다른 과정을 거쳐서 처리되고 …기억상실증을 일으키는 힘에도 굴복하지 않는’ 것일까? 친숙한 음악은 일종의 프루스트적인 기억을 불러일으켜 오랫동안 잊혔던 감정과 연상을 자극하고 완전히 잃어버린 줄 알았던 기분과 기억, 생각을 환자에게 다시 안겨준다.


음악은 대체 무엇을 건드렸던 걸까요? 망각이 존재하지 않는 이런 풍경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시간과 장소, 사

건, 심지어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구속되지 않는 이런 기억이 대체 어떻게 해서 풀려났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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