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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별 May 05. 2019

온 더 무브

추천 여부 : 추천

추천 대상 : 세계적인 신경의 올리버 색스, 그리고 개인으로서 올리버 색스가 궁금한 사람

메모 : 뮤지코필리아를 다 읽고 나서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에 대해 좋은 평을 들었던 것이 생각나서 읽게 되었다. 재밌어서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사고도 많이 치고 엉뚱한 면이 많은 사람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건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사람>의 작가라는 것, 의사라는 것 정도였는데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본인의 어린 시절, 사랑, 성정체성, 임상의가 되기까지, 환자들과의 체험을 책으로 출판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다뤘다.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한 사람이었고(당연하지만) 읽으면서 올리버 색스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이 많이 생겼다.


올리버 색스가 쓴 책이 영화화 되면서 배우들과도 교류하게 되는데 이 부분도 재밌었다. 로버트 드니로와 로빈 윌리엄스는 각자 분한 역할 자체가 되어버렸다. 로버트 드니로는 무의식 중에 환자의 증상을 연기했고, 로빈 윌리엄스가 올리버 색스도 모르는 습관이나 행동을 복사한 것처럼 행동하고 있어서 기분이 이상했다고 한다. 명배우의 뇌는 다른 사람과 다를까 궁금했다.


그리고 올리버 색스는 이 책에서 본인의 성정체성을 고백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는 그를 비난했고 그 비난은 계속해서 따라다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려고 노력했으며 말년이 되어서야 동반자라고 할만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가끔 돌아보면 내 인생이 일상의 즐거움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느껴지곤 했는데, 이것이 빌리와 사랑에 빠지면서 달라졌다.'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보여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발췌


생각해보니 내 나이 스물두 살이고, 잘생겼고, 보기 좋게 그을린 탄탄한 몸매에, 아직 숫총각이었다.<- 귀여워서 발췌함


옥스퍼드대학교 의예과에서 한 해부학과 생리학 공부는 실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환자들을 만나고, 환자들 이야기를 경청하고, 환자의 경험과 곤경 속으로 들어가려고(또는 최소한 상상하려고) 애쓰고, 환자들을 염려하고, 환자들을 책임지는, 이 모든 것을 다 처음부터 배워야 했다. 환자들은 진짜 문제를 아주 고통스럽게 겪는(그리고 종종 중대한 기로에 선) 저마다 절절한 사정을 지닌 진짜 사람들이었다. 그렇기에 의료 행위는 단순히 진단과 치료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며, 훨씬 더 중대한 문제에 직면하기도 한다. 삶의 질 문제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 있고, 심지어는 생명을 이어가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인가를 물어야 하는 상황도 있다.


가끔 돌아보면 내 인생이 일상의 즐거움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느껴지곤 했는데, 이것이 빌리와 사랑에 빠지면서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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