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마라.

善의 씨앗을 퍼트려 萬物(만물)을 움트게 하라(30)

by 운상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마라.


옛날 어느 마을에 큰 부자가 살았는데 잔치를 크게 벌였습니다. 큰 부자가 잔치를 벌인다는 소식에 이 마을 저 마을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지요.


이때 한 선비가 허름한 옷차림으로 잔칫집을 찾아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부잣집 문지기가 선비의 행색을 찬찬히 훑어보고는 들어갈 수 없다며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당신 같은 거지는 들여보낼 수 없소.”


어이없다고 생각한 선비는 섭섭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은 거지가 아니라고 말했지요. 그러나 문지기는 곧이듣지 않고,


“어디서 거짓말을 하는 거요? 썩 물러가시오.” 하는 것이다.


이렇게 문전 박대를 당한 선비는 한편에 비켜서서 문지기의 행동을 지켜보았지요. 그런데 의복을 근사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들어오면, 무조건 허리를 굽실거리며 안으로 안내를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 선비는 집으로 돌아와 의관을 깨끗하게 갖추어 입고 다시 문지기 앞으로 갔습니다. 문지기는 누구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깍듯하게 안내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선비는 문지기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습니다. 앞에 놓인 상에는 누가 봐도 온갖 맛있는 음식이 푸짐하게 가득 차려져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 앉게 된 것은 자신이 아닌 자신의 걸치고 있는 의복 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첫 술잔을 들어 자기 옷에다 따렀습니다.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습니다.


선비의 술잔.png 첫 잔을 감사한 의미로 옷에 따르고, 술을 마심


“아니, 왜 귀한 술을 옷에다 따르시는 겁니까.”


선비가 대답했지요.


“내가 이 자리에 앉게 된 것은 오로지 이 옷 덕분이라서 옷에다 먼저 술 한 잔을 따른 것입니다. 자. 많이들 드십시오.”


요즘 세상은 물질 만능시대라고 표현한다. 타고 다니는 차를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고, 옷을 얼마나 잘 입고 다니느냐에 따라 사람을 달리 평가하고, 고급 빌라나 아파트에 사는 것을 보고 사람을 분별하는 경향이 있지요. 이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실 생활에서 행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내부는 들여다보지 않고, 외형만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지요. 품성을 보지 않고 학벌을 보고, 직장이 좋은 곳인지를 먼저 들여다봅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많이 배워서 아는 것은 많으나, 인격이 갖추어지지 않은 빈 껍데기 지식인이 많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이런 부류에 들어가는 사람은 아닌지 한 번쯤 되돌아봐야 할 일이다. 聖賢(성현)이나 위대한 인물들은 성품을 수양하는 바탕이 모두 책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독서를 통해 책 속에 들어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실천하고 단련하여 자신의 경험을 쌓음으로써 성공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평소에 꾸준한 독서를 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지식을 추구하기 위한 학문이 아니라, 안으로는 자신을 수양하기 위한 학문을 하는 것이고, 밖으로는 통찰력을 높이는 학문을 말함이다.


독서는 남에게 알리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自己完成을 목표로 두어야 한다. 爲人之學은 자신을 닦는 공부가 아니라 세상을 위해 쓰임을 받기 위한 공부로, 정당화의 근거가 자기밖에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취직도 잘 되고 봉급도 많이 받고, 돈도 잘 벌 수 있다는 식의 공부다. 이것이 爲人之學의 공부다.


이름을 알리기 위한 공부는 利(이)를 추구하는 존재가 되어 욕망의 노예로 전략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의 본성을 잃어버리고 이익에 끌려 다니는 하찮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爲己之學의 공부는 義(의)를 추구하는 존재로 사람다운 사람, 군자의 길을 갈 수 있고, 나라의 재목으로 쓰일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근사록에는 반드시 성인의 언어로 완미(玩味)하고 마음속에 깊이 새길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자신을 향상함으로써 안목이 넓어지고 폭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내면을 갈고닦아서 성품을 길러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안으로는 자기를 수양하는 학문을 하는 것이고, 밖으로는 통찰력을 높이기 위한 학문을 하는 것이 된다. 그렇게 하려면 필자가 게재한“성현의 제시하는 학문에 이르는 길”을 반드시 읽히고 실천할 것을 당부드리고 싶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면을 키우고 통찰력을 높이는 공부를 하는 것이 독서의 키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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