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루 clou Apr 23. 2021

6화. 착각은 자유, 결과는 issue.

제발 상황 파악 좀 하시길.

정당들은 오직 자신들의 지지자만 보고 가나보다. 

여유있게 국민의 70% 정도가 지지하는 정당이라면 그래도 될 것 같기는 하다. 변수 요인이 10% 내외라 해도 선거 전쟁에서 크게 바뀌는 건 없을테니까. 그러나 고작 30, 40% 대의 지지율로 백전백승 할 수 있을까. 정작 중요한 20~30%대의 스윙보터는 어떻게 하시고. 


친문이냐 비문이냐 무슨 상관이냐. 그건 니들만의 이전투구지, 당 쇄신만 잘하면 된다. 

그런데 그 직함 한번 긴 양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라 했던가. 심상치 않던데.


원내대표 후보자의 정견발표 중. 

국민 여러분께서 대한민국을 개혁하라고 180석 총선승리를 만들어주셨습니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많은 국민이 염원하시는 개혁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중단없이 추진하겠습니다.


원내대표의 첫 비대위 회의 중.

국민이 염원하시는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현충원 방명록 중.

국민들이시여! 피해자님이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팩트를 적었는데, 진짜 가관이다. 아주 끝까지 그 놈의 국민 염원! 국민 염원! 운운하네. 국민을 빼고 지지자분들로 바꾸는게 어떨까. '국민의 염원'이라는 표현이 무척 거슬린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4화. 검찰개혁이 밥먹여주나.>에도 밝혔듯이, 당신들이 말하는 개혁들은 당 지지자들의 열렬한 염원일지는 몰라도, 국민 전체의 염원은 아니에요. 지금도 수백명씩 확진자가 발생하는 이 시국에는 일단 마스크 벗고 예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가는게 국민의 염원이지. 대한민국을 그렇게 개혁하라고 180석 총선승리 만들어줬다고요? 설마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겠지? 그게 아닐텐데. 진짜 아닐텐데. 이러니까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얘기를 듣는거다. 

현충원에서도 국민들께 뭘 사과한다는 얘긴지도 모르겠지만, '피해자님이여'라는 단어는 정말... 와... 하... 

(할많하않)

아악! 내 눈! 안 본 눈 삽니다! 

진정한 승리라고 생각하나. 그래서 아직 도취되어 있나. 풉.


원내대표 도전자 4명 모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촉구한다는 기사를 봤다. 4.7 재보선 승리자들까지도. 

       

선거가 끝난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은 이 죽일놈의 타이밍은 무엇을 계산해서 낸 것일까. 국민들이 한번 마지못해 찍어줬기로서니, 당의 이미지가 야들야들해졌다고 생각한 것일까. 방점을 '마지 못해'에 찍어야지, '찍어줬다'에 찍으면 어떡하나, 이 양반들아. 

정녕 국민들의 인식을 모르는 것인가. '사면'이라는 단어는 오직 그대들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나 열망하는 단어라는 것을. 우리는 언젠가 수의를 입고 나란히 선 친구 사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사태(?)를 겪으면서, '사면'이라는 단어에 일종의 알러지 반응을 앓고 있다. 그만큼 민감한 것이고, 쉽게 꺼내기 힘든 얘기다. 아직 사면받지 못한 두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그에 비해 억울할 일이겠지만. 누굴 탓하랴. 

주어진 시간만큼 더 깊은 성찰도 좀 하시고.  

(할많하않)


정당들은 왜 각자 지지율을 못 깎아먹어 안달일까. 

착각은 자유지만, 그 착각의 결과는 항상 논쟁을 불러온다.  

솔직히 뭘 안하고 가만히만 있어도 중간은 간다는 얘기는 맞는 말 같다. 

그러니 되도록 착각도 하지말고, 닥쳐주시길. 


정당들에게 팁을 하나 줄까요? 국민 누구나 접근 용이한 플랫폼을 만들어요. 준석이 아이디어라는 '2030 시민유세단' 좋았잖아. 임팩트 있었잖아. 선거때만 반짝 하지 말고, 그런걸 상시 가동하면 좋지 않을까. 그렇다고 달콤한 상대방 비판만 듣지는 말고, 쓴소리도 좀 듣고 하라고. 그렇게 만들어주기만 하면 클루도 여기저기 가서 칭찬은 못하겠고, 엄청 까줄께요. 그게 바로 날 것 그대로의 민심이지. 

 

요즘 한 청년 정치인의 말이 와닿는다. 청년을 만 35세 이하로 규정한건지는 모르지만 그게 맞다면 청년이 아니라서 슬프기도 하다.

"국민들은 민주당을 위해 촛불을 든게 아니라, 민주주의와 변화를 위해 촛불을 들었다." 

클루도 덧붙인다.

"국민들은 국민의힘이 잘해서 찍어준게 아니라, 민주당이 못해서 마지 못해서 찍었다."


다들 착각을 잘하네.

착각은 뭐 자유, 결과는 늘 issue.

매거진의 이전글 5화. 조중동과 MBC, 그리고 JTBC.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