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루 clou Apr 19. 2021

5화. 조중동과 MBC, 그리고 JTBC.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신문을 보려거든 여러 개를 보라고 하셨다. 

조선 중앙 동아도 보고, 경향이나 한겨례도 보고. 

그 말뜻을 이해하는데 오래도 걸린 것 같다. 

고백하나 하자면, 클루는 조중동이 보수언론인지, 경향과 한겨례가 중도 내지 진보인지도 알지 못했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아예 관심이 없었다. 프롤로그에서 밝혔듯이 그런 이념 놀이나 정치 관련 이슈는 내 세상에 있는 정의들이 아니었다. 그러니 일부러 알고자 하지도 않았겠지. 늦게 알았다는 거 자체가 부끄럽지는 않다. 다른 세상에 떠다니는 수많은 정의들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나를 포함하여 아직 많다. 어쩔수 없다. 


영화 <1987>을 보면, 서슬퍼런 군사정권 시절에 동아일보와 소속기자가 큰 일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흔히 알기로는 연이은 군사정권이 보수 진영이고, 조중동이 보수 언론이니까 엄청 빨아댔을 것 아닌가. 그런데 정부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 (그 일부 기자들이 나중에 한겨례로 갔다는 얘기는 있다.) 

지금 조중동이 여당이나 정부를 까면, 댓글에 빠지지 않는 문구가 있는데 '역시 조중동', '역시 폐간이 답'. 

이거야말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아닐까. 백이면 백 모든 기사가 허구는 아니지 않나. 물론 논조에 따라 거슬리긴 하겠지만 말이다. 1987 당시 기자들이었거나, 조중동 조직 내 반골들은 참 억울할 것이다.

아 참! 뭇 사람들의 희망인 엄중낙연씨가 그 동아일보 출신 아니던가. 20년여 근무하면서 일본 특파원도 하시고 논설위원도 하시고 그랬는데, 그 분이 민주당으로 왔으니 망정이지 반대편으로 갔으면 와~~ 한때나마 대권 지지도 압도적 1위였는데 그 프레임 진짜 볼 만 했겠다. 


너튜브 채널 <알릴레오>나 TV 여러 프로그램에서 인자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나오는 유 작가가 고딩 표창장 사건이 터졌을때, TV조선인가 취재하려 다가가자 세상 쌀쌀한 인정없는 얼굴로 "편향적인 TV조선이랑 인터뷰 안해요."하고 단칼에 거절하며 엘베를 타던 장면이 눈에 선하다. JTBC <신년토론-한국 언론, 어디에 서 있나>에선 진중권의 쉼없는 공격에도 그나마 초반엔 여유를 잃지 않고 미소를 띄우던 그였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표정 썩어짐. 짤 돌아다님.)  

짤 못찾을까봐 찾아드림.

TV조선이 참 우편향된 나쁜 방송인가 보다.(사실 나도 보진 않는다. 그때 그 장면이 하도 신선해서 본거지.)

그러고 보면 각 언론사의 이념색은 어쩔수 없는건가 싶기도 하다.

아니 근데 조중동 채널은 종편이니까 상업방송은 지들 맘대로니까 그럴수 있다 싶은데, 공영방송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MBC는 뭐지? MBC는 이 정부 들어 티나게 아주 대놓고 빨던데. 뭐 볼때마다 느끼는게 너무 많아서 기억도 잘 안난다.  

아, KBS는 예외로 하자. 거기야 생겨먹은 구조 자체가 여기서는 이 정부, 저기서는 저 정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으니까. 아, 서울시 산하 공영방송 TBS도 논외로 하자. 감히 MBC 따위가 비할 바 아니다. 명색이 교통방송인데 대놓고 어용방송 끝판왕. '공장(?)'이 문을 닫을지, '공장장(?)'만 해고할지, 어떻게 결론날지 지켜보는 것도 재밋거리다. 


내가 재밌고 흥미로운 부분은 조 전 장관 쉴드치고, 정부 여당 쉴드치던 어용언론인, 어용방송인들이 결국엔 어용방송 품 안에서 논다는 거다. JTBC <신년토론> 유 작가 옆에서 열심히 쉴드쳐주고 물타기 해대던 정 교수는 어느새 그 대단한 프로그램 MBC <100분 토론> 진행자가 되어 있더라. 풉.

근데 그 양반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공영언론에 연구중점을 둔 언론학자 및 언론인으로 소개되던데, 미디어 비평가로 활동한다는 언론학자 양반이 중도를 지키지 않고 그렇게 한쪽만 주구장창 쉴드 쳐대도 괜찮은건가. 뭐 쉴드도 기울어진 공영언론을 비평한 부분이라 자평할테니 더 관심 갖지는 않겠다. 

역시 정치권에서 한자리 얻으려고 하나 싶은 모 변호사도 원래는 그러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유독 조국 사태 때부터 이상하리만치 줄곧 라디오에서 쉴드치더니만 MBC 교양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 떡하니 한자리 차지하고 있더라. 이 양반은 그래도 이미지 좋았는데, 내 착각이었으면 좋겠다.


'참'언론 JTBC 얘길 해볼까. 

우리나라 언론의 역사는 '순실씨의 태블릿PC 보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도 했다. 

그 보도야말로 우리나라 정치사의 대단히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과연 박씨 탄핵까지 갈 수 있었을까. 그 시점을 기점으로 박씨 왕국의 모든게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JTBC가 정권교체를 해냈다고도 했다.  

2016년 JTBC, 손 사장, 기자들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다른 언론은 아예 보이질 않았다. 모든 관심과 스포트라이트는 JTBC를 향해 있었다. 그래서 손 사장은 이런 상황일수록 흔들리지 말고, 자중하고 겸손하자며 임직원들에게 당부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그 해인가, 다음 해 KBS를 비롯한 모든 지상파들을 제치고 종편 채널 주제에 뉴스 신뢰도 1위, 선호도 1위, 시청률 1위 등 '참 언론'의 칭호를 받게 되었다. 언론인을 꿈꾸는 청년들의 워너비가 되었고, 뉴스 엔딩 음악마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화제가 되는 상황이 되었다. 그야말로 임팩트가 엄청났다. 한번 그렇게 만들어진 이미지가 정말 무서운게, 나 역시 다른 종편 뉴스는 보지 않아도 지금까지도 JTBC 뉴스룸은 종종 보게 되더라. 

지금은 어떨까. JTBC가 본색을 드러낸지 오래라고 하더라. 풉. 

중앙일보(J)의 TBC라 이거지. 왜 순실씨 그때는 중앙일보의 종편 아니었나. 

그러고 보면 불과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2018년 봄, 민주당 출신 안 전 지사 성폭력 사건 이후로 JTBC는 조중동과 다를바 없는 수꼴 언론사가 되었고, 손 사장은 스캔들에 휘말렸으며, 모든 기자들은 종양 기레기로 신분이 수직낙하했다.


'이현령비현령'이라는 말이 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뜻인데, 뭇 사람들이 언론사를 보는 시각이 그렇지 않을까. 상대편을 까면 참 기자고, 우리편을 까면 그냥 아묻따 기레기. 

상식적으로 보수 정권에서는 보수 언론이 어용이 되고, 진보 정권에서는 진보 언론이 참 언론이 된다. 그럼 JTBC는 본색(?)이 보수 언론이라서 작금의 진보 정권을 까는 거라면, 보수 정권을 아예 전복시켜버린 그 천인공노할 변절자 몹쓸 짓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4화. 검찰개혁이 밥먹여주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