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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oudocloud Oct 17. 2018

방앗간 미식회, 그 첫 번째 | 육회와 참기름의 만남

서울거닐다 | 참기름의 색다른 맛의 경험 @181008, 연남방앗간

어느 날 저녁, 연남방앗간 매니저 호진님으로부터 *톡 한 통이 왔다.


내일 저녁 시간어떠신가요?


연남참기름을 활용하여 다양한 사람들과 기분 좋은 식경험을 공유하고, 참기름의 색다른 맛과 취향을 경험해보는 목표를 가진 프로그램으로 이른바, "방앗간 미식회"에의 초대메시지였다. 흔쾌히 승락하고(다행히 일정도 없었다.ㅎ) 월요일 저녁 연남방앗간으로 향했다.(월요일은 연남방앗간의 정기 휴무일이다.)


시작 예정시간인 7시반보다 이른 7시에 도착해 조심스럽게 들어가보니 호스트와 게스트가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음식준비와 세팅에 한창이었다. 나도 조금의 일손을 도왔다. 눈치채셨겠지만, 오늘의 주메뉴는 육회이다.


든든한 헬퍼, 만능인 두 분!


마장동에서 축산업을 하시는 연남방앗간 바리스타의 부모님의 도움으로 품질좋은 고기를 구해올 수 있었다고 하셨다. 10명이 오실 예정이었는데, 양이 정말 푸짐했다. 참기름은 연남참기름과 북한산 참기름을 사용했다. 2종류의 참기름이 어떤 맛의 차이를 가져올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추가될 예정이었다. 날계란의 흰자와 노른자르 구분하고, 배를 채썰고, 파도 곱게 썰고, 양념장을 만들어 버무리고, ... 알고 보니 육회도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었다.


세팅 완료!! 이제 게스트 분들만 다 오시면 시작이다.



오늘의 메뉴 구성 

_식전. 치아바타빵, 소금식빵 with 연남참기름, 발사믹소스

_메인. 육회 with 연남참기름 or 북한산 참기름

_식후. 쌀아이스크림 with 참깨, 검은콩, 생감태

_특별순서. 참기름 테이스팅 by 이희준 참기름 소뮬리에



_식전 | Appetizer : 치아바타 빵 & 소금식빵 with 발사믹소스 & 연남참기름

참기름 테이스팅용으로 치아바타 브레드를 자주 이용하시곤 한다고 한다. 부드러운 빵의 식감에 참기름의 향미가 잘 드러나는 편이라 한다. 보통은 발사믹소스와 올리브유를 섞어 곁들이는데, 참기름과 발사믹소스로 구성했다. 그리고 소금식빵도 함께 나왔는데, 맛이 짠건 아니다.ㅎㅎ 빵은 모두 홍미당에서 구입해 온 것이다.

  

발사믹소스와 연남참기름의 만남, 둘다 영어로 라벨이 붙어있어야 어울릴거 같은데ㅎㅎ


_메인 | Dish : 육회 with 연남참기름 or 북한산 참기름 & 날계란 있고 없고

오늘의 메인 메뉴! 육회! 날계란을 얹어 먹으니 너무 느끼했다. 그런데 어느 쪽이 연남참기름이고, 북한산 참기름을 가미한 거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고기의 질이 워낙 좋아서 모든 향을 뛰어넘었달까...! 양도 무지 많아서 육회는 정말 맛있게 배불리 먹었다.


_후식 | Dessert : 쌀 아이스크림 with 생감태 or 참깨 or 검은콩 & 참기름

먹느라 정신이 팔려서 사진이 엉망이다. 후식으로 나온 쌀아이스크림! 참깨, 검은콩과 참기름을 곁들여 먹거나 생감태와 함께 먹었다. 아이스크림에서 쌀? 밥?의 식감이 느껴지는 것이 독특했다. 참기름의 향미가 감태에 뭍히는 느낌이 컸다. 함께 참여하신 분의 의견에 따르면, 생감태의 상태가 좀 안 좋아서 아쉽다고 하셨다. 그만큼 생감태는 관리하기 어려운 존재라 주로 구워서 유통한다고 한다.


_또다른 메인 이벤트 | 참기름 테이스팅 : 연남참기름을 찾아라!!

결국 못 맞췄다.ㅎㅎㅎ 영조 임금 시대의 참기름의 맛을 연구하며 찾아나가는 이희준 디렉터님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일본 도쿄 간다 고서점 거리에서 매우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공수해오신 전통시장에 대한 오래된 책 이야기와 아프리카, 인도, 중국, 한국의 참기름을 참깨로 비교해보며 지역의 특성과 맛에 기대어 찾아보는 시간이 재미있었다. 맛을 통해 지역을 이해가는 경험은 커피를 통해서도 조금 느껴봤었지만, 참기름은 더 어려웠다.   


맛의 세계는 나에게 참으로 어렵다. 혀 끝으로 느끼는 미각에 셈세한 감각을 가지고 있지 않은 편인데다가 표현력도 부족해 어떤 맛인지 설명을 하지 못하곤 한다. 잘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 늘 아쉽다. 기가 막히게 디테일하고 탁월하게 맛을 표현하는 분들을 보면 늘 부럽기도 하다.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다양하고 또 독특한 맛의 자리에서 누릴 수 있길 바란다. 자리를 마련해주고 초대해주신 호스트 호진님과 희준님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기록을 위한 기록으로 현장에서 스치듯 찍다보니 흔들리고 포커스가 나간 사진들이 많다.(심지어 호스트 사진들도 온전한 사진이 없었다.) 이 글을 보게 되신 분들은 그 점 양해 바란다.¶   



_호스트 | Host : 연남방앗간을 이끌고 있는 두 분

이호진 매니저 : 방앗간 미식회 메인 호스트이자 연남방앗간의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전에는 방물단으로 영등포 달시장을 비롯한 다양한 기획작업들을 해왔고, 어반플레이로 옮겨와 연남방앗간의 운영관리부터 콘텐츠들이 잘 자리잡도록 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희준 디렉터 : 전통시장 도슨트, 참기름 소뮬리에로 활약하며 사라져 가는 전통시장을 아카이빙한 '전통시장 두근두근'이라는 책을 집필했다. 진지하고 깊은 연구를 통해 영조임금 시대의 참기름을 되살리는 데에 열중하고 있으며, 어반플레이 콘텐츠 디렉터로써 로컬콘텐츠들의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커버 사진 : 호스트와 게스트가 함께 만든 오늘의 음식 육회, @181008, cloudocloud)


cloudocloud ⓒ 2018

written by 최성우 | cloud.o.cloud
동네를 거닐며 공간과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역을 탐구하는 Urban Context Explo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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