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시선

마이컨셉진 여섯 번째 질문 | 나만의 컨셉을 담은 갤러리 만들기

by cloudocloud
낯선 시선으로 만난 순간
생각만 했던 곳으로 몸을 바쁘게 움직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궁금한 곳이 너무 많다.

마이컨셉진 여섯 번째 주제는 '나만의 컨셉을 담은 갤러리 만들기'다. 2022년 한 해 다녀온 장소들을 낯선 시선으로 담은 순간들을 찾아보았다.


좋은 아침!
01.jpeg
2월, 창덕궁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었을 때, 온 세상이 하얗다면 어떤 기분일까? 400년된 한옥에서 묵어 본건 한여름 때뿐이라 겨울에 맞이하는 한옥에서의 아침은 어떨지 궁궐을 거닐며 상상해 봤다.


설경, 창덕궁
02.jpeg
2월, 창덕궁

지난 해 단풍이 보고 싶었다. 창덕궁 후원 관람 티켓을 어렵게 구해 11월 중순 마지막 단풍과 낙엽을 밟았다.그리고 눈 덮힌 궁궐을 만나고 싶어졌다. 마침내 이른 아침부터 내린 눈으로 아름다운 궁을 만날 수 있었다.



흙에 파묻혀 있듯, 인천서점
03.jpeg
1월, 인천 개항로

흙으로 지은 듯한 목조구조의 책방은 마치 요새 같기도 하고, 피난처같기도 했다. at 인천서점


석양을 마주하며 걷던 그 곳, 수원화성
04.jpeg
1월, 수원화성

책으로만 접했던 장안문, 수원화성을 실제로 보게 된 건 처음이었다. 세트장 안에 있는 듯 어색한 감정을 느끼며 성벽을 왔다갔다 걸어 봤다.


유채꽃 보러 왔어요
05.jpeg
3월, 제주 별방진

유채꽃을 보고 싶어. 사람들이 유채꽃밭에서 인증샷 찍는게 부러워서가 아니었다. 그 계절의 아름다움은 어떨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당일 치기로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캉캉캉, 망치소리 울려퍼지는 영도
06.jpeg
3월, 부산 영도

바지선들이 수리를 기다리느라 항구에 가득 정박해 있고, 바로 맞은편 항구 앞 창고는 커피 향 가득한 로스터리 카페로 변모하며 대비되는 풍경이 서로를 의식하지 않고 있다.


남해군은 섬이다, 남해대교
07.jpeg
2월, 남해군 남해대교

육지와 섬을 잇는 유일한 통로였던 남해대교. 현재는 또다른 다리가 생겼지만, 오랜시간동안 관문의 역할을 했었다고 한다. 북쪽엔 임진각이, 남쪽엔 남해각이 1970년대에 건축된 것 또한 상징적이다. 대한민국 남북 각각의 국토 끝이라는 의미.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 위태로워 보이던 수륙양용 버스
08.jpeg
6월, 충남 부여 백마강

부여 부소산성에 오르니 백마강의 지류가 한눈에 보였다. 눈에 띄는 건, 물에 뜬 듯 가라앉는 듯 위태로워 보였던 수륙양용 버스. 드론과 같이 앞으로 꼭 필요한 이동수단이 되지 않을까 상상도 해봤다.


폐교의 긍정적 활용, 오월학교
09.jpeg
3월, 강원 춘천 오월학교

폐교를 활용한 공간은 어떤 곳이 있을까. 그 질문에 화답하며 함께 가보자고 해준 남산신나 친구들과 함께 오월학교에 갔다. 마을의 끝, 도로의 끝에 위치한 오월학교는 한적한 시골 마을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잠깐동안 교토에 온듯, 제레미 애월
10.jpeg
7월, 제레미 애월 제주

코로나19 상황으로 테이크아웃, 내부 사정으로 휴무, 3번째 방문 만에 바에서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의외로 매장에 앉아 즐기는 사람들이 적었다. 조용히 바에 앉아 오고 가는 손님들, 커피 내리는 사장님도 보며 잠깐동안 이국적 분위기에 싸여 있었다.


형, 스카이워크 꼭 가보세요
11.jpeg
4월, 환호해맞이공원 스카이워크 포항

약 10년만에 지오 영상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성민이와 나누다가 그럼 학교나 한번 가볼까 하고 온 포항. 출근 때문에 아침 일찍 성민이는 서울로 떠나고, 맑은 하늘을 보고 해변을 따라 걷다가 해맞이공원까지 왔다. 학교 있을 때에도 손꼽을 만큼 자주 가진 않았던 곳. 공원 내에 위치한 포항미술관은 개장때 가보고 처음일 정도였다. 전날 꼭 가보라고 해서 어느새 입구까지 와있었던. 살짝 고소공포증이 있어 올라갈 수 있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어 한 걸음 한 계단 올랐다. 다행히 바람이 거의 없어서 구조물의 흔들림은 적었다. 평소대로 바람이 불었다면 아마 못 올라갔을거 같다. 동해 바다와 포스코, 형산강 하류, 반대편으로 포항 시내가 보이는 등 꽤 고도가 높았다.


동서를 가로질러, 사계해변까지
12.jpeg
3월, 사계해변 제주

짧았던 하루가 그렇게 마무리되고 있었다. 이제는 돌아가야할 시간.


Black is,
13.jpeg
6월, 고양 임정주&김순영 스튜디오

블랙을 주제로 한 2022년 두 번째 전시. 전시 오픈일에 폭우가 쏟아졌다. 작품과 그림자. 단 하나의 컬러 오브제만 포인트로 있고, 배경인듯 아닌듯 요리저리 작품 사이를 다니며 한참을 감상했던 시간. 이곳에서 차반을 만났다.


자연광을 잘 활용했다, 의정부 미술도서관
14.jpeg
9월, 의정부미술도서관

오픈했을 적부터 가보고 싶었다. 의정부란 지역은 참 멀게 느껴지는 곳이다. (2004년 친한 형이 군대간다고 배웅차 갔던 의정부 306 방문 이래 처음이었을 것이다. 너무 멀리 갔네.) 사서 출신의 공무원의 노력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라고 한다. 시의원을 설득하는 과정, 의례차 가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해외 연수, 세심하게 작성한 기획안을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좋은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도서관이 나왔다. 공공공간이 이러해야 한다. 사설 기관들이 공공의 역할을 하는 데에는 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닌 시스템으로 변화가 되길 기대해 본다.


가을이 절정인 순간, 뮤지엄산
15.jpeg
11월, 뮤지엄산 강원 원주

부쩍 추워진 날씨, 예정에 없던 원주길에 올랐다. 화성 출장이 아침에 갑작스레 취소되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좋았다. 흐린 날씨가 다소 아쉽긴 했지만, 가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을 준공된지 10년이 지나서야 만날 수 있었다. 완벽하게 전성기의 언어를 담지 못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오크밸리 정상에서 다양한 시퀀스를 누리기에는 충분했다.


마지막 손님
16.jpeg
11월, 뮤지엄산 강원 원주

폐장시간이 되었는데, 웰콤센터 실루엣 하나가 보였다. 이제는 입장할 수 없는 미술관 앞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누굴 기다리고 있는걸까.


야경, 바오스앤밥스
17.jpeg
11월, 바오스앤밥스 경기 시흥 월곶

서해안 석양과 바다에 비치는 불빛과 인공 구조물들로 절경을 이루는 바오스앤밥스의 저녁. 이번처럼 느긋하게 야경을 바라본건 어찌된 건지 처음인것만 같았다.



처음과 끝, 탑동
18.jpeg
7월, ABC베이커리 제주 탑동

매주 보던 장면이 있었다. 슬남님의 인스타 스토리, 제주 출장이 매주 있던 몇 개월의 기간. 그 장면 속에 실제로 들어왔다. 영화를 보는 듯 보던 그 장소에 내가 들어가 있으니 신비로운 기분 마저 들었다.




이 글&사진은 마이컨셉진에 단 한 권으로만 인쇄될 나만의 매거진에 수록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다. 사진을 스르륵 보다보니 12월동안 떠났던 모든 곳을 한번 정리해 보고 싶단 생각도 들었다. 더 많은 장소를 만났었는데, 하나하나 잘 남겨두고 싶기 때문이다.



끝으로 매거진 첫 페이지에 들어가게 될 글을 이곳에 남기며 마무리해 본다.


Editor's Letter

“세상에 단 한 권밖에 없는 책이라는 문구가 왠지 모르게 낭만적입니다. 그리고 그 한 권을 갖게 될 사람에 대해 글을 쓴다는 일은 살짝 긴장도 되게 만듭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나에 대해서 써달라는 부탁에 민선님이 전해주신 이야기의 서두다.


그렇다. 이 책은 나만을 위한 매거진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나 스스로를 관찰하고 사색해 볼 기회를 얻고자 시작했다. 지금 펼쳐볼 기록들은 눈을 감고 내 속을 들여다보며 솔직하게 써 내려간 노력의 결실이다. 매주 편집장님의 가이드와 컨셉진에서 던져주신 질문에 답하면서 6주 동안 놓치지 않고 과제를 수행한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월요일 저녁이면 약속을 안 잡고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나를 떠올려보기도 한다. 역시 마감이 있어야 한다며.


나도 모르게 가벼워린 엉덩이의 무게로 꾸준히 앉아서 글을 쓰는 게 쉽지 않은 요즘이다. 미션캠프 덕분에 완성된 마이컨셉진을 두 손에 들었을 때 정말 기쁠거 같다. 이 글을 쓰는 도중에도 고민하고 있다. 한 권 더 인쇄할지, 정말로 단 한 권으로 남겨둘지 말이다. 결정했다! “세상에 단 한 권밖에 없는 책“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앞으로 새로운 기록을 쌓아나가기 위해 계속해서 거닐려 한다. 잠시만 감상에 젖어 보다 다음 페이지를 넘겨본다. Keep going!




글 사진 _ 최성우

마이컨셉진 캠프는 나 자신을 주제로 만들어 보는 단 한권의 매거진입니다. 매거진 컨셉진의 브랜드 '미션캠프'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11월 8일부터 12월 13일까지 6주간 매주 던져지는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https://missioncamp.kr/


#마이컨셉진 #매거진 #미션캠프 #컨셉진 #갤러리

#시선 #장면 #여행 #모험 #순간 #사진

#창덕궁 #인천서점 #개항로 #인천 #수원화성 #수원 #별방진 #제주 #영도 #부산 #남해대교 #남해 #부여 #백마강 #수륙양용버스 #춘천 #오월학교 #제레미애월 #카페 #애월 #포항 #스카이워크 #환호해맞이공원 #사계해변 #사계리 #임정주 #김순영 #작업실 #스튜디오 #의정부미술도서관 #의정부 #뮤지엄산 #미술관 #원주 #강원 #바오스앤밥스 #시흥 #월곶 #ABC베이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