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나쁜 남자를 좋아한다고요?

누가 그래요.

by 비단구름

“너의 행복을 응원할게.”



한 친구가 이렇게 물었다.

“여자들은 나쁜 남자 좋아하지 않나요?”


이건 대체 무슨 소리?


“여자들이 나쁜 남자를 좋아한다고요? 진짜요?”

“여자들은 착한 남자 안 좋아하지 않나요?”

“그럴 리가요.”


이런 엉터리 정보는 누가 퍼뜨리고 다니는 걸까.


나쁜 남자라면,


- 술 먹다 옆 테이블의 손님들과 육두문자를 쓰면서 주막 다툼을 하고 테이블을 집어던지는 남자?

- 여자 친구 앞에서 담배 피우면서 캭, 하고 길바닥에 침 뱉고 육두문자 욕을 하는 남자?

- 여자 친구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막무가내로 스킨십을 강요하는 남자?

- 여자 친구한테 살쪘다고 살 빼라고 하는 남자?

- 다른 여자들처럼 꾸미고 다니라고 하는 남자?

-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니 욕을 하면서 감금하고 끌고 다니고 스토킹 하는 남자?

- 여자 친구 몰래 호시탐탐 다른 여자 만날 궁리하는 남자?

- 운전하다 갑자기 끼어든 자동차를 보고 흥분하여 쌍욕을 하며 보복하겠다고 도로 위에서 질주하는 남자?

- 힘과 물리력을 과시하며 사람 찍어 누르는 남자?

- 화를 참지 못해 아무 때나 어디서나 폭언과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


한 때 담배를 입에 물고 소주병을 테이블 위에 잔뜩 쌓아 놓고 마시며 여자를 거칠게 대하는 마초 같은 남자들의 시대도 있었긴 하지만, 나쁜 남자의 정의가 이런 행동을 하는 남자라면 이런 남자 좋아하는 여자는 한 명도 없다. 모르고 시작할 수는 있어도. 속아서 시작할 수는 있어도.


“제발 연애 상담을 친구들끼리 하지 좀 말아요. 남자끼리 백날 얘기해 봐야 잘못된 정보 가지고 시행착오를 겪을 뿐이지요. 연애 조언은 차라리 여자에게 묻거나 아니면 여자 친구 반응을 보며 직접 터득하는 편이 나을 거예요.”






남자와 여자가 이성을 선택하는 기준을 읽은 적이 있다. 남성의 경우 1위는 외모, 2위는 몸매, 성격, 3위는 능력이었다. 여성의 경우는 어땠을까. 여성이 연인을 선택하는 우선순위가 능력이나 재력일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여성이 연인을 선택하는 기준 1위는 외모였다. 여성도 남성만큼 외모를 본다는 것이다.


남성이 여성을 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외모에 대한 기준과 여성이 보는 남성의 외모의 의미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남성이 여성의 눈, 코, 입, 몸매를 미학적으로 분석하는 반면 여성은 남성 이목구비의 잘생김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여성은 남성의 외모를 통해 그의 성격을 파악하려고 애쓴다. 변하지 않고 나만을 사랑할 남자인지, 나를 두고 한 눈 팔지 않을 믿음직한 남자인지, 책임감이 있는지, 믿어도 되는 든든한 남자인지, 보편적 정의로움을 간직하고 있는지를 얼굴이 드러내는 성격을 통해 읽어내려고 한다. 반드시 조각같이 잘생길 필요 없다. 잘생기지 않은 남자친구를 매우 잘생겼다고 하는 여자들 많다.


나쁜 성격을 가진 남자처럼은 보이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또 얼굴에 드러난다. 넉넉한 인품이 드러난다면 최신 유행으로 꾸미지 않아도 매력 있다. 최신 유행으로 무장하지 않아도 충분히 멋지다.






여자는 착한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착한 것과 약한 것은 다르다. 착한 것과 비굴한 것도 다르다. 비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약하기 때문이다. 많은 여성들에게 이상형을 물으면 다정한 남자다. 츤데레도 결국은 다정한 남자다. 무심하고 무뚝뚝해도 다정함은 갖추라는 의미다. 착한 남자는 다정함을 포함한다. 착한 남자는 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내면이 강한 남자다.


내면이 탄탄한 사람은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자제력이 강하므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유혹과 쾌락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남자가 나쁜 남자로 오해를 받고 참 나쁜 남자들과 참 좋은 남자들 모두 여자들이 나쁜 남자를 좋아한다고 오해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저는 착한데 여자들한테 인기가 없어요.”

‘아마 다른 어떤 이유가 있을 거다. 이를테면 아직 못 만났다거나?’





점심을 먹으러 떡볶이 집에 갔다. 차돌박이 떡볶이를 주문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식당에 이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커플이 있었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시선을 이리저리 두다 보니 자연스럽게 커플을 보게 되었는데 그들은 각자 핸드폰 화면을 보고 있었다.


'혹시 남매인가?'싶었는데 남매는 아니었다.


'그냥 친구인가?'싶어 자세히 보면 친구는 아니었다.


'썸 타는 사이인가?' 썸 타는 사이라면 지금쯤 눈알이 빠지도록 서로 쳐다보고 탐색하고 있을 텐데.


대화를 아주 안 하는 것은 아니었다. 각자의 핸드폰 화면을 보면서 간간히 대화 비슷한 것을 하기는 했다. 아기 때부터 핸드폰을 가지고 놀던 세대이니 연인과 데이트할 때도 핸드폰을 가지고 놀면서 데이트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해가 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고 생각하면서도 저 커플은 머지않아 이별할 거라는 슬픈 예감을 지울 수 없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올 때까지 여자 친구 얼굴 대신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 남자는 앞에 앉은 여자를 핸드폰 속의 눈요깃거리만큼도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 이런 것이야 말로 세대차이인지도. 요즘 젊은 친구들이 생각하는 나쁜 사람의 정의도 어쩌면 다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나쁜 남자의 정의가 어떻게 바뀌었든 여자들은 나쁜 남자 안 좋아한다. 바름을 유지하는 것은 어지간히 강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다. 강하지만 악하지 않은 사람. 비상식으로 둘러싸인 시대에 상식적으로 행동하는 강한 사람들은 언제고 매력적이다. 까칠하고 예민해 나쁘게 보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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