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부터 시작한 다이어트가 7월 31일을 기준으로 5.2kg이나 빠졌다. 세 달 동안 5.2킬로그램(69.5kg—->64.3kg)이 빠지다니 몹시 흡족하다.
숏폼이 유행하는 빠름 빠름 시대에, 지루하리만치 차근차근 해내고 있다. 나는 세 달 동안 5.2킬로그램이 빠진 것이 전혀 느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은 상대적인 거니까.
체중 감량 속도를 조금 더 올릴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일반식으로 먹고 있는 식단을 채식 위주, 초저칼로리 식단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고, 주말에도 저녁을 먹지 않고, 운동량을 늘린다. 가끔 마시는 달달한 음료는 절대 마시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고행에 가까운 다이어트를 하면 체중은 팍팍 줄겠지만 히스테리에 가까운 이상 성격으로 주위 사람을 불편하게 할 것 같다. 고작 다이어트 따위로 주위 사람들-순둥 순둥한 케이와, 선물 같은 금비와 속 깊은 효자 아들, 그리고 지인들-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고 과식, 폭식, 야식, 좋지 않은 식습관과 천천히 아름다운 이별을 한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지인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나 다이어트 중이에요.”라고 말해 그들의 소중한 식사시간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 나 혼자 조용히 저녁만 안 먹으면 되는 일이다. 혼자 조용히 끝낼 수 있다.
누구의 강요나, 권유나, 압박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 생각한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 열심히 해보아야겠다는 마음, 성공하겠다는 마음, 다른 누구의 영향도 아닌, 온전히 내 안에서 발생한 성취에 대한 마음이 다이어트를 성공하게 만든다. 아마 다른 것까지도.
매일 해야 할 일을 해내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조금씩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
요령 없이, 꼼수 없이,
누구의 도움을 바라지 않고,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
해내고 있다.
장하다, 나 자신!
◎ 다이어트 시작한 지 3개월이 되었다.
▽일요일 몸무게 변화:
- 일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구분하고 있음.
- 토요일 세 끼 섭취 영향으로 일요일엔 체중이 많이 나가는 편.
- 가끔 금요일 저녁 치킨 섭취도 영향을 미침.
5월 2일 다이어트 시작! 69.5kg
5월 5일 일요일: 67.9kg
5월 12일 일요일: 67.9kg
5월 19일 일요일: 67.9kg
5월 26일 일요일: 68kg
6월 2일 일요일: 67.5kg
6월 9일 일요일: 66.7kg
6월 16일 일요일: 67.6kg
6월 23일 일요일: 66.6kg
6월 30일 일요일: 65.9kg
7월 7일 일요일: 65.6kg
7월 14일 일요일: 66.1kg
7월 21일 일요일: 66.3kg
7월 28일 일요일: 65.3kg
▽몸무게가 가장 많이 나가는 날은 월요일:
- 토, 일 주말 동안 저녁 금식을 하지 않기 때문.
- 주말, 가끔 오후 낮잠을 자기 때문.
5월 6일 월요일: 68.6kg
5월 13일 월요일: 68.6kg
5월 20일 월요일: 68.7kg
5월 27일 월요일: 68.7kg
6월 3일 월요일: 67.8kg
6월 10일 월요일: 67.1kg
6월 17일 월요일: 67.6kg
6월 24일 월요일: 66.3kg
7월 1일 월요일: 66.1kg
7월 8일 월요일: 65.8kg
7월 15일 월요일: 65.9kg
7월 22일 월요일: 66.6kg
7월 29일 월요일: 64.8kg
매일 다이어트 다이어리(D.D.)를 기록하고 있는데 얼핏 보면 체중 변화가 없는 듯하다. 특히 주말이 지나면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듯하다.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오해할만하다.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라고 오해할만하다.
하지만,
체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는데,
어떤 날은 체중이 증가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는데,
전체적인 흐름과 결과를 보니 체중이 69.5킬로그램에서 64.3킬로그램으로 5.2킬로그램이나 빠졌다.
가급적 식사 외에 군것질을 하지 않으려고 자제했지만 살이 쪘던 식습관(단 음료 마시기, 군것질 등)을 완전히 개선하지는 못했다. 아침, 점심 외의 음식 섭취는 자제. 달달한 음료, 빵, 과자, 떡 등의 군것질과 평생 밀당을 하며 살아야 한다. 신선한 식재료, 건강한 레시피로 만든 음식을 좀 더 사랑해야겠다. 채소 섭취를 조금 더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두 끼밖에 못 먹는 거, 이왕이면 좋은 음식 섭취를 하는데 더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한다.
◎ 3개월 동안 5.2킬로그램 감량했으니까.
다이어트 시작한 지 약 3개월이 지났다. 6개월의 반을 지난 셈이다. 이제까지의 다이어트는 과거의 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배고픔을 참고 저녁을 굶는 일도, 하기 싫은 마음을 달래고 밖으로 나가 걷는 일도 익숙해졌다.
다이어트 다이어리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나는 살이 빠지지 않는 체질이 아니었다.(살이 잘만 빠지고 있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 아니었다.(나는 잘 먹는 사람이었다.)
나는 내가 조금만 먹어도 몸이 커지는 체질이라고, 그런 체질도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어쩌면 나는 날씬한 사람 체질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3개월간 꾸준히, 해내고 있는 걸 보면.
여성 호르몬으로 인한 일시적인 체중 증가, 또는 여러 가지 알 수 없는 체중 정체가 두렵지 않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면 체중은 감소하고 있으므로.
몸이 체지방을 태우기 시작한다. 체중이 눈에 띄게 줄어 처음 다이어트 시작할 때에 비하면 몇 킬로그램이나 빠져 있어 설렌다. 뱃살이 들어간다. 허리 라인이 살아난다. 다이어트가 재밌어진다. 점점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억지로 식욕을 억제하지 않아도 과식하는 것을 스스로 경계한다. 체중을 줄이기 위한 다이어트를 하고 있을 뿐인데 건강에 좋지 않은 과식, 폭식, 야식을 굳이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과식, 폭식, 야식에 생존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낀다. 이왕이면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앞으로 예정된 3개월의 다이어트는 훨씬 수월할 것이다. 식습관, 생활습관, 운동습관을 개선해 나가고 있는 지금, 습관이 잡혀가고 있는 지금, 다이어트는 더 이상 인내만 해야 하는 지루한 싸움이 아니다. 꾸준함과 자제력, 잘 될 거라는 긍정적인 믿음과 그렇게 만들 거라는 다짐은 다이어트 성공의 핵심 요소다.
세상의 성공, 사회적 성공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건 여러모로 운도 따라 주어야 하는 일이므로.
하지만 다이어트에는 운이 필요 없다.‘꾸준함과 자제력, 잘 될 거라는 긍정적인 믿음과 그렇게 만들 거라는 다짐’이 있으면 운이 없는 사람도 다이어트는 성공한다.혹시 모르는 일이다. 다이어트를 성공하게 해준 ‘꾸준함과 자제력, 잘 될 거라는 긍정적인 믿음과 그렇게 만들 거라는 다짐’이 운을 만들어 줄지.
◎ 다이어트는 신나고 재밌는 생활이다.
다이어트는 혼자 노는 거 좋아하는 사람에겐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취미 활동이다. 몸이 가벼워지고, 입고 싶은 옷을 입게 된다. 배가 들어간 내 몸이 만족스럽다. 앞으로 더 만족할 일만 남았다. 이제 다이어트는 생활이다.
3개월 동안 5.2킬로그램 감량했으니 이대로 진행된다면 6개월 뒤엔 약 10킬로그램을 감량하게 된다. 일정하고 규칙적인 습관, 꾸준한 실천으로 만든 3개월 5.2킬로그램 감량이기에 6개월 뒤의 결과는 긍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약간의 변수가 생겨도 재정비를 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다.
◎ 다이어트 다이어리(D.D.)를 쓰는 이유
꾸밈없이 진실한 노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치장하지 않은 식단을 보여주고 싶었다. 대단하지 않은 행위가 만들어내는 소소한 성과를 보여주고 싶었다.
일등이 아닌 성과들, 이등도 아닌 성과들, 아예 순위에도 못 드는 성과들이 있지만 그 안에도 행복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행복의 값어치는 비교할 수 없고, 우위를 논할 필요 없음을 나누고 싶었다. 더 큰 행복이 아니라 행복, 그 자체로 행복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끝도 없는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지친 모두에게, 목표를 이룬 뒤에 쉴 틈 없이 또 다른 목표를 탐색해야 하는 고단한 모두에게, 소외되고 작아진 것 같아 울적한 모두에게 잔잔한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