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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제영 Dec 28. 2017

외부 인지와 내면 인지

제 3 인지

인간 의식의 성장은 인지 대상의 확장이라는 관점으로 볼 수 있다. 즉 외부 세계의 대상을 감각을 통해 인지하는 외부 인지와 인간 내면의 기억과 마음을 인지하는 내면 인지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인지 대상의 확장은 곧 마음의 성장과 기억의 발달이라 할 수 있다.


 타인 내면 인지와 자기 내면 인지

내면 인지는 다시 타인의 내면을 인지하는 것과 자신의 내면을 인지하는 것으로 나누어진다. 이를 편의상 타인 내면 인지 그리고 자기 내면 인지로 칭한다. 타인의 마음을 읽는 것, 타인에 대하여 공감하는 것은 타인 내면 인지에 속한다. 이때 타인의 내면을 인지하려면 타인의 표정, 태도, 목소리, 말 등을 인지하는 감각 인지 능력과 언어 인지 능력 그리고 자기 내면 인지 능력이 필요하다. 이는 곧 타인 내면 인지 능력이 자기 내면 인지 능력을 바탕으로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눈치가 없거나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은 자기 내면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고 추정할 수 있다. 자기 내면 인지는 자신의 기억과 마음을 인지하기에 감각을 통하지 않고 마음으로 직접 인지한다. 


자기 내면 인지를 이해하려면 먼저 ‘기억’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기억’은 정보를 뇌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다시 인출하는 작용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억’은 뇌에 정보를 저장하는 과정과 뇌에 저장된 정보를 인출하는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후자의 과정에서 뇌에 저장된 정보는 ‘인지 대상’으로 볼 수 있으며, 뇌에서 정보를 인출하는 과정은 ‘인지 작용’으로 볼 수 있다. 필자는 기억에 관련된 인지 관점을 강조하기 위해 ‘기억’과 ‘인지’를 붙여 ‘기억 인지’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늘 사용하는 기억은 대표적인 자기 내면 인지의 하나이다.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대체로 화장실이나 주방으로 간다. 이때 내면에서는 화장실과 주방의 존재 여부 그리고 위치에 관한 기억 인지 작용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러한 작용은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작용하기에, 대부분의 사람은 그것이 기억 인지 작용인지 모른다.


한편 기억 인지의 연장선에 있으면서 질적으로 다른 자기 내면 인지로 ‘메타 인지’가 있다. 메타 인지 능력은 기억을 관찰 대상으로 삼아 관찰하는 능력이다. 이는 단순히 기억 정보를 인출하는 것으로 끝나는 기억 인지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메타 인지는 주체적으로 기억 정보를 관찰하여 그 의미를 재해석하거나, 다른 정보와 연결하여 입체적이며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메타 인지는 인지 대상에 따라 학습 능력과 연결되거나 자기 성찰로 연결된다. 즉 인지 대상인 기억 정보가 지식과 기술일 경우 학습 능력으로 이어지고, 자기 행위일 경우 성찰 능력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메타 인지의 인지 대상은 기억 즉 과거라는 점이다. 이는 뒤에 소개하는 자기 내면 인지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현재의 움직이는 마음을 인지하는 것은
자기 내면 인지의 최종 단계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내면 인지는 인지 대상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하는 내면 인지의 대상은 마음이며, 마음은 움직인다는 특성이 있다. 알다시피 움직이는 대상을 인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가 쓴 ‘왜 명상은 관찰형 배움인가?’를 읽어 보았다면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그리고 인지 대상이 바로 자기 자신인 마음이기에 자신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또한 이를 수용 및 통합하기에는 큰 고통과 어려움이 따른다. 이는 마음의 모습이 자기 정체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음을 인지한다는 것은 감정과 욕구 그리고 생각과 양심을 아주 세밀하게 구분하고 이해한다는 뜻이다.



 과거 기억을 관찰하는 것은
마음을 관찰하기 위한 내면 관찰의 첫 번째단계이며,
이는 현재의 마음을 관찰하는 것과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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