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사관학교 2차시험은 1박 2일로 치뤄진다.
무슨 대학입시 시험이 1차/2차 시험에, 2차 시험은 게다가 1박 2일로 치뤄지냐고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관학교는 대학교가 아니라 '군대'라고 인정하는 데에서 의문은 해소가 된다.(앞으로의 생활에서도 그런 생각의 전환은 아주 큰 도움이 된다.)
1박 2일의 일정 중 1일차는 신체검사로 하루를 전부 소비한다. 특히 어려운 점은, 안과검사에 임하기 위해 넣는 '동공확장약' 때문이다. 이 동공확장약을 넣는다면 말 그대로 '동공이 확장'되어, 밝은 곳에 그저 있기만 하더라도 눈이 부셔 죽을 지경인 약이다. 그렇기에 이 날은 신체검사만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하루동안 신체검사를 받고 나면, 첫째날 6시에 최종적으로 신체검사 결과를 통보받게 된다. 여기에서 합격이냐 불합격이냐, 또는 조건부합격 등의 결과를 통지받는다.
최종적으로 신체검사에 합격한 인원들은 당일 공군사관학교에서 숙박하며 2일차 시험을 치를 준비를 한다.
2일차에 치뤄지는 2차 시험은 체력검정과 면접입니다.
2차 시험에서는 말 그대로 체력검정을 하는데, 과목이 3개이다. 달리기/팔굽혀펴기/윗몸일으키기 성적을 종합한다. 군 사관학교를 지원할 정도의 실력이라면, 보통은 운동도 꽤 하는 인원들이라고 생각했다면 아주 큰 오산이다. 길고 긴 대한민국 입시 제도 속에서 수험생활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인원들이라면, 그걸 이겨내기 위한 체력 또한 반비례하여 감소했음에 당연하다.
그렇기에 당시 2차 시험을 본 현장에서의 결과는 명확하게 갈렸다. 1차 시험을 상당히 우수한 실력으로 본 어느 참가자는, 체력검정에서 아쉬움을 삼키기도 하였다. 반대로, 고등학교 시절에도 운동에 관심을 보였던 인원들은 달리기부터 상당한 실력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그렇듯, 뛰어 노는 것은 좋아하는 10대 후반이지만 근력은 부족한 터라 팔굽혀펴기에서 특히 저조한 모습들이 보였다.
나는 어린 시절 축구선수를 꿈꿨던 터라, 사실 2차 시험에서 전혀 어려운 부분이 없었다. 그러나 생에 처음으로 지방에서 타지로 시험을 보러 갔고, 전국의 사관생도 유망주(?)들과 겨뤄야 한다는 상황에 100m 단거리 출발을 기다리는 우사인 볼트처럼 긴장했던 기억이 생하다.
이제, 체력검정을 마쳤다면 면접을 볼 차례이다.
ㅇㅇㅇ님, 공군사관학교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뭐죠?
"네! 저는 평소 군인과 경찰에 대해 경외심을 갖고 있었으며, 나라를 지킨다는 사명을 인생에서 아주 큰 가치로 여겼습니다. ~~~"
라고 아주 편하고 술술 이야기가 나올 줄로 알았다. 하지만 내 앞에는 지금 대령 한 분과, 중령 여러 분이 나와 관련된 서류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생에 처음, 시골에서 올라온 고등학생이 어떻게 편하게 대답할 수 있었을까.
"네! 저는..아..어..평소..군인을..동경했습니다..!!"
당연히 물어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이 지원동기인데, 그 쉬운 질문에서 긴장감에 채 못이겨 말문이 막혀버렸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답변을 마무리했다. 그 이후로는 대적관 등에 대해 물어봤고, 나는 예상했던 질문이라 조금은 버벅거렸지만 준비했던 답변을 내놓았다.
(아니 이렇게 쉬운 질문을 하다니, 이걸 다르게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을까..?)
하지만 예외는 언제나 있는 법, 당시는 반미감정이 격화되었던 시점이었던 때라 다소 다른 답변을 내놓은 지원자도 있다고 했었다고 나중에 전해 들었다.
예상되는 질문 범위 내에서 대부분이 나왔고, 나는 그에 맞춰서 준비했었기 때문에 면접이 진행됨에 따라서 조금씩 편하게 답변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면접이 거의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할 때쯤, 당시 유행하던 박카스 광고의 유행어를 면접관들에게 회심의 한 방으로 발사했다.
"지원자 ㅇㅇㅇ. 꼭! 가고 싶습니다!"
"네. 오실 준비 하시면 되겠네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