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끝나도, 감정은 침묵 속에 흐른다
우리는 종종 이런 질문을 마주한다.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싶은가?”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은가?”
나는 고민 없이 전자를 선택해 왔다.
정확히 말하면,
나와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고 믿었다.
감정의 방향,
표현의 깊이,
질문을 던지는 방식까지 닮은 사람.
그렇게 닮은 감정은, 마치 오래 알고 지낸 것처럼 편안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결국, 말이 없어졌다.
그 고요함은 처음에는 평화였고,
나중에는 위화감이었다.
어느 순간
자주 주고받던 질문과 대답이
조금씩 줄어들고,
감정은 마음속에서만 맴돌기 시작했다.
나는 여전히 감정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 감정은 더 이상 밖으로 흐르지 못했고,
말은 쉽사리 닿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누군가 조용히
말하지 않고 행동으로 전했다.
“여기까지야.”
나는
그 말 없는 끝을 수용했다.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아는 감정들이 있었다.
조금의 조급함,
어쩌면 해방감,
서로의 수고스러움을 인정하는 마음,
그리고 어디선가 천천히 번져오는 후회.
그 수많은 감정들은
소용돌이처럼 내 안에서 뒤섞였지만,
나는 끝내 말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이 사랑은 끝났다는 걸,
그 결이 이미 오래전부터
‘끝’을 향해 흐르고 있었다는 걸.
사랑은 질문으로 시작되지만,
끝은 종종 말없이 다가온다.
나는 이 문장에 오래 머물게 된다.
왜냐하면 나는 알고 있으니까.
말이 끝나는 순간에도,
결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걸.
우리는 서로의 결을 느꼈고,
때로 그것을 이해하려 했고,
결국엔 놓아주었다.
그래서 나는
질문으로 글을 마치고 싶다.
왜 우리는,
말없이 끝날 수밖에 없는가?
이 글은,
말없이 끝나는 사랑의 결에 대해 조용히 고백하는 기록이다.
우리는 누구보다 닮아 있는 사람과도
결국은 말이 사라지는 순간을 맞이한다.
말 없는 끝,
그 안에도 감정의 결은 고요히 남는다.
사랑은 질문으로 시작되지만—
끝맺음은, 대답이 아닌 ‘침묵의 사유’ 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