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사라졌을까, 아니면 익숙해졌을까

흔들리지 않아도, 여전히 흐르고 있다

by 클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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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감정은 정말 사라진 걸까?

아니면, 그저 익숙해진 걸까?”


처음엔

모든 게 무너진 것 같았고,

다시 웃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나는 여전히 살아 있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일상을 반복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별 후 내가 품고 있는 감정은

슬픔일까? 공허함일까? 아니면, 기쁨일까?


어쩌면,

나는 이미 모든 감정을 다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날은 후회가 밀려오고

어떤 날은 놓아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날은 시간을 돌리고 싶고

어떤 날은 지금의 내가 더 나아졌다고 느낀다.


그리고 아주 가끔—

그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든다.

사랑했던 시간,

그 존재로 인해

내 감정이 풍요로웠다는 걸 인정하게 된다.


사랑은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우리는 운이 좋으면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운이 나쁘면

그 감정에 무너진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는 감정이 있는 존재이고,

사랑할 수 있는 존재였다는 것.


이별 후의 태도는

사실 상대가 아닌,

나 자신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된다.


“나는 얼마나 사랑했는가”

“나는 진심이었는가”

“나는 나를 얼마나 사랑했기에,

이제 이 감정을 수용할 수 있는가”


그 물음들 속에서,

감정은 언젠가

조용히 흔들리지 않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라진 건 아니다.


감정이 희미해졌다고 해서

그게 사라진 건 아닐지도 모른다.


기억도,

결도 남는다.


다만

그것이 더 이상

나를 무너뜨리지 않을 뿐.


나는 이제

그 감정을 바라볼 수 있고,

그 순간들을 말 없이 감싸안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질문은 오늘도 내 안에서 천천히 울린다.


감정은 정말 사라졌을까?

아니면, 내가 익숙해진 걸까?



이 글은

이별 이후의 감정이 흐려진 것인지,

나의 감정이 자라난 것인지를 묻는 사유의 기록입니다.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무관심이 아니라,

내가 그 감정을 견딜 수 있게 되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끝난 후에야

사랑이라는 감정을

진짜로 돌아볼 수 있습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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