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워지다

by 이수빈

가까워지다



늦은 오후 금빛 햇살이 들어오는

KTX 12호차

창가 자리에 앉아있는 한 소녀가

해설픈 미소를 띤 채 잠에 취해있다


잠결에 이어폰 너머로 쿵쿵거리는 비트 소리가 들려와

눈을 떠보니,

기울어진 고개 옆으로 옆자리 청년의 이어폰이

잠든 동안의 흐른 시간만큼 가까이 다가와있었다


옆사람의 노래를 함께 공유할 수 있을 만큼

가까워진 사이,


여행의 설렘



(20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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