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돈이 늘어났는데, 왜 마음은 그대로일까
가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한다.
“왜 월수익이 2000만 원일 때나 2500만 원일 때나, 기분은 크게 다르지 않을까?”
겉으로 보기엔 500만 원은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웬만한 직장인의 한 달 월급에 해당하는 돈이 추가로 내 통장에 찍히는 셈이니, 어찌 보면 엄청난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체감하는 감정의 무게는 별반 다르지 않다. 그저 숫자가 조금 커졌을 뿐, 삶의 질이 비약적으로 바뀌는 느낌은 없었다.
이 현상이 느껴질 때,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돈이 더 많아지면 당연히 행복감도 그만큼 커질 거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달랐다. 기대와 현실의 간극은 생각보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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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부족했던 시절, 돈이 주던 절대적인 행복
나는 지금의 자리까지 오기 전, 수입이 넉넉지 못했던 시절을 꽤 오래 겪었다. 생활비에 허덕이던 때, 한 달 카드값을 맞추느라 전전긍긍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돈이 조금만 늘어나도 세상이 달라 보였다.
예를 들어, 월수익이 250만 원일 때는 집세와 생활비, 교통비를 감당하기에도 벅찼다. 외식은 특별한 날에만 가능했고, 작은 소비에도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런데 300만 원, 400만 원으로 조금씩 늘어나면서부터 삶이 숨통이 트였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굳이 제일 싼 것만 고르지 않아도 됐고, 아이가 생일에 원하는 선물을 망설임 없이 사줄 수도 있었다.
그 시절에는 돈이 늘어나는 만큼 삶의 만족이 바로 올라갔다. 오늘은 라면 대신 삼겹살을 먹을 수 있고, 다음 달에는 여행 한 번쯤 계획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이런 변화가 체감되는 순간마다 행복감은 분명하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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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 원에 이르렀을 때
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월수익 2000만 원이라는 숫자에 도달했다. 과거의 나였다면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수준이었다.
이쯤 되어도 오래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게을러지기보다 더 단단하게 현재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일단, 아이 학원비나 생활비, 차, 여행까지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식당에서 메뉴판을 보며 가격보다 맛을 우선으로 선택할 수 있었고, 여행을 갈 때도 숙소의 등급이나 저가 항공편을 타며 무리하게 아끼지 않아도 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만족감을 넘어서는 어떤 짜릿한 행복감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감사한 마음은 있었다. 돈이 더 늘어난다고 해서 새로이 얻는 만족이 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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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만 원이 되었을 때의 묘한 무덤덤함
처음엔 “이제 진짜 다른 차원의 삶을 살 수 있겠구나”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보니, 내 생활은 2000만 원일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침에 눈을 뜨고 출근을 준비하는 일상도 그대로였고,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도 그대로였다. 사고 싶은 물건에 대한 집착이 줄어들고, 추가로 벌어들인 500만 원이 내 삶에 특별한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통장에 숫자가 더 늘어나긴 했지만, 기쁨의 크기는 처음 돈을 벌기 시작했을 때 느꼈던 짜릿함과는 확연히 달랐다. 오히려 “내가 왜 별 감흥이 없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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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속에서 찾은 답: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그때 떠오른 개념이 바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었다. 아주 간단히 말하면, 어떤 것을 더 가질수록 추가로 얻는 만족감은 점점 줄어든다는 원리다.
더운 여름날 첫 번째 물 한 컵이 주는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컵으로 갈수록 그 만족은 줄어들고, 다섯 번째쯤 되면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돈도 마찬가지였다.
내게 월수익 2000만 원은 이미 대부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었다. 그 이후에 추가된 500만 원은, 첫 번째 물 한 컵 같은 시원함을 줄 수 없었던 것이다. 만족은 커지긴 했지만, 그 체감 폭은 점점 줄어드는 것이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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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이후에 찾아온 새로운 질문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돈이 일정 수준까지는 분명히 삶을 크게 바꿔주지만, 그 이상이 되면 돈이 가져다주는 행복은 점점 둔감해진다는 것.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무엇이 내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줄까?
답은 돈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 스스로 성장해가는 성취감,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건강한 몸과 마음 같은 것들 말이다. 결국 돈은 그 기반을 다져주는 도구일 뿐, 삶을 근본적으로 채워주는 주인공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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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수익이 2000만 원에서 2500만 원으로 올랐을 때 느낀 무덤덤함은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것은 내 마음이 둔감해진 것이 아니라, 경제학적으로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바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내 삶 속에서 그대로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나는 돈을 더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돈으로 어떤 경험을 하고, 누구와 시간을 보내고, 어떻게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지가 더 큰 과제가 되었다. 돈이 늘어도 기분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돈은 필요하지만, 결국 삶의 무게를 가늠하는 저울은 돈의 크기가 아니라 내가 어떤 순간을 선택하며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었다.
정말 부자가 되어보고 싶다. 돈 걱정없이 살아보고 싶다. 나도 열심히 살면 좋은 날이 오겠지 하며 일해왔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그렇게 살기도 선택했고, 성과를 냈다. 후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