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과 후천
망치와 거울의 공통점은?
거미줄!
답을 듣고도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기 일쑤다. 미국 나사에서 응시자들에게 낸 문제. 우리나라 천재 지원자는 단번에 맞추었다고 한다. 천재들은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서 살 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대목이다.
천재가 되고 싶은 것은 비단 나만의 소망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태어나는 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생물학적인 유전의 문제이니 이룰 수 없는 희망사항으로 그치고 말 뿐이다.
그런데 몇 년 전 아주 흥미로운 신문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제목과 출처는 다 잊었지만 대강의 내용은 이렇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의 씨이오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놀랍게도 그들은 평균 지능지수가 백이십 전후였다고 한다. 각 분야에서 천재 소리를 듣는 이들이 사실은 생물학적인 천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자기 분야에서 천재라 불리며 전 세계를 주름잡은 것일까? 해답은 그들의 경험과 노력에 있다고 했다. 그들은 자기 분야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쌓는 데 부지런했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해석하여 자신만의 독자적인 아이디어로 키워 승부를 걸었단 얘기다. 그들은 결국, 타고난 머리가 아닌 만들어진 머리를 지니고 있었던 사람들이다. 희망을 주는 메시지다.
처음 문제로 돌아가 보자. 거미줄이 왜 망치와 거울의 공통점일까? 망치로 거울을 치면 거미줄이 쫙 그려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거울과 망치는 도무지 공통점을 찾기 힘들다. 그러나 두 개의 공통점을, 두 개를 연관 짓는 것이라 해석하여 답을 찾았다. 정말 거미줄이 정답이었을까? 거미줄만 정답이었을까? 사실은 애초부터 정해진 답은 없었던 게 아닐까?
문제를 맞힌 그 사람은 놀랍게도, 나중에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보통 사람들과 섞여 살며 자신의 천재성을 감추려 노력했다고 한다. 어떤 이는 천재로 태어나 천재성을 감추려 하고, 어떤 이는 일반인으로 태어나 천재로 인정받으며 산다. 그렇다면 천재가 정말 중요한 것일까? 천재성이 더 중요한 건 아닐까?
천재가 되는 게 아니라 천재성을 갖추는 게 내가 진정으로 꿈꾸어야 할 일인 것 같다. 천재를 넘어서 천재성을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