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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마리 Nov 22. 2021

문장 분석: 소개 (하)

설명

문장 분석: 소개 (상)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그 아이가 빵을 먹었다.


어떻게 해서 이 문장이 위와 같은 알파벳과 숫자로 바뀌었는지 궁금하시죠?

이제부터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그 아이가'는 문장 안에서 '주어'입니다.

그것은 '그+아이+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때 '그'는 관형어, '아이'는 명사, '가'는 조사입니다.

이렇게 명사를 중심으로 주어가 만들어질 때 그 정보는 3가지로 구성됩니다.

순서대로 말하면, '관형어 - 명사 - 조사'입니다.

'주어'를 A로, '관형사'로 된 관형어를 1로, 명사 중에서 '보통명사'를 1로, 조사 중에서 '주격조사'를 1로 각각 표시하면 A1-1-1이 됩니다. 여기서 영문자와 숫자의 크기를 달리하면 아래와 같이 더 멋지게 보입니다.

그 다음으로 '빵을'입니다. 이것은 '목적어'죠. B로 표시합니다. 주어와 마찬가지로 명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관형어-명사-조사' 정보를 차례로 적어 줍니다. '관형어가 없음'은 0으로, 명사 중에서 '보통명사'를 1로, 조사 중에서 '목적격조사'를 2로 표시하면 B0-1-2가 됩니다. 역시 알파벳과 숫자 크기를 달리하면 좋습니다.

이제 '먹었다'로 갑니다. 이것은 생각보다 매우 복잡합니다. 학교문법에서는 그냥 서술어라고 일단 뭉뚱그리지만 정확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나중에 기회가 있을 때 말씀드리겠지만, 여기서 서술어는 '먹'뿐입니다. 흔히 동사 어간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문장 형성에서 독자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서술어(E)입니다. 이것은 '타동사, 2자리 서술어'입니다. '타동사'는 목적어가 필요한 동사이고, '2자리 서술어'라는 것은 그것이 요구하는 필수성분의 개수가 2개라는 것입니다. 이를 일단 E22로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편의상 서술어 다음의 맨 끝에 '어미'가 온다는 정보를 넣어줍니다. 가성비 좋은 표시법이 됩니다. 자, 이제 완성이 되었습니다. E22-1

이제 남은 것은 '었다.'입니다. 이 녀석들도 무시 못할 문장성분들입니다. 일단 '었'은 다 아시는 대로 과거시제를 나타내고 있죠. '시제'를 T로, 그 중에서 과거시제 '었'은 1로 표시합니다. 그래서 '었'은 T1입니다.

그 다음은 '다'입니다. 이것을 흔히 '종결어미'라고 부르죠. 문장을 마치는 기능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2가지 기능을 겸하고 있습니다. '높임법'과 '문장종결법'입니다. 우선 높임법을 H로 표시하고 그 중에서 청자높임법의 '해라체'를 6으로 나타냅니다. 그래서 H6입니다. 아울러 '다'가 나타내는 문장종결법을 N으로, 그 중에서 '평서문'을 1로 표시하면 N1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입니다. 문장부호라고 우습게 보시면 안 됩니다. 글에서 문장부호는 음성언어의 억양 등을 표시하기 때문에 문장의 생동감을 더해 주죠. '.'은 마침표이니 P로, 그 중에서 '온점'이니 1로 나타냅나다.

이상으로 문장 분석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렇게 영문자와 숫자로 표시한 것이 문장의 문법 정보입니다. 더 전문적으로 말하면 문장의 통사 정보입니다. 문장의 통사 정보를 표시하는 이와 같은 방법을 제가 2008년에 제안한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있답니다. 해석문법이라는 이름으로요. 이제는 대학과 대학원을 넘어서 일반인들에게도 이 재미있는 문장 분석 기법을 알리고자 합니다. 어떤가요? 좀 관심을 가지실까요? 이상의 내용을 영상으로 다시 간략히 담아 보았습니다.


< 문장 분석 과정: 자세히 보기 >


 

내친 김에 분석 예를 하나 더 보여드립니다. 우리가 다들 좋아하는 '황순원 선생님'의 '소나기' 중 일부 문장들을 분석한 것입니다. 후딱 지나가니 잘 보세요!


< 황순원, 소나기 중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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