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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마리 Oct 22. 2021

혼자 책 보는 아이

아이는 아직 글자를 모른다.

한글도 모르고 알파벳도 모른다.

그래서 국어책도, 영어책도 읽지 못한다.


그러나 아이는 책을 본다.

엄마랑도 잘 보고 혼자서도 잘 본다.

국어책도, 영어책도 다 잘 본다.


생후 얼마 후 누워서 보았다.

좀 더 지나서는 앉아서 보았다.

그리고 이제는 똥 누면서 본다.


아이는 동화책을 좋아한다.

미술책은 더 좋아한다.

글자만 있는 내 책에 제일 끌린다.


아이는 엄마가 책 보는 걸 궁금해한다.

아이는 아빠가 책 보는 걸 같이 보고 싶어 한다.

아빠와 엄마는 아이가 책 보는 걸 같이 궁금해한다.


책은 강요해서 읽히는 게 아니다.

좋아서 읽는 것이다.

보고 싶을 때 보는 것이다.


만 네 살도 안 되는 아이에게는

책 읽는 법을 알려 주는 게 아니다.  

책 보는 즐거움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어려도

혼자서 책 보는 아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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