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아직 글자를 모른다.
한글도 모르고 알파벳도 모른다.
그래서 국어책도, 영어책도 읽지 못한다.
그러나 아이는 책을 본다.
엄마랑도 잘 보고 혼자서도 잘 본다.
국어책도, 영어책도 다 잘 본다.
생후 얼마 후 누워서 보았다.
좀 더 지나서는 앉아서 보았다.
그리고 이제는 똥 누면서 본다.
아이는 동화책을 좋아한다.
미술책은 더 좋아한다.
글자만 있는 내 책에 제일 끌린다.
아이는 엄마가 책 보는 걸 궁금해한다.
아이는 아빠가 책 보는 걸 같이 보고 싶어 한다.
아빠와 엄마는 아이가 책 보는 걸 같이 궁금해한다.
책은 강요해서 읽히는 게 아니다.
좋아서 읽는 것이다.
보고 싶을 때 보는 것이다.
만 네 살도 안 되는 아이에게는
책 읽는 법을 알려 주는 게 아니다.
책 보는 즐거움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어려도
혼자서 책 보는 아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