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실마리 Dec 03. 2021

테러

London, 07/07/05

런던 중심가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학교는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날은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런던 중심가 도로에서

지하철역에서 폭탄이 터졌다

오십여 명이 죽고 칠백여 명이 다쳤다


믿기지 않았다

도시는 공포에 빠지고

경찰은 용의자 검거에 혈안이 되었다


얼마 후 친구는 약속을 다시 잡자고 하였다

지하철에서 평생 잊지 못할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의 눈앞에서 용의자가 경찰의 집중 사격을 받았다


누군가의 머리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친구는 도저히 몸을 가눌 수 없어

내게 전화해 만나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공포가

학교 주변에서

친구의 삶으로 구체화하고 있었다


영국인 친구를

그 뒤로 한국에서 다시 만났다

그가 공포를 극복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전에 없던 공포가 나타나

장소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지금 무차별적으로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새로운 공포가 나타나자

과거의 공포가 되살아났다

숨이 막히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인류가 인류를 미워하고

자연이 인류를 미워하고 있다

인류가 자연을 미워한 건 이미 오래다


테러의 시대에도 아이들은 태어난다

어른의 몰지각으로 만들어진 테러 속에서

아이들이 태어나 자란다


비록 테러 속에 태어나 테러와 함께 자랄지라도

아이들이 순수함을 잃지 말고 부디 그것을 무기로

어른들의 추함과 악함을 물리쳐 주길 소망한다


작가의 이전글 결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