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 _ 1부

장면 6

by 실마리

# 문과대 교수 회의실2



//현재 그와 관련된 연구는 우리들 대학에서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며 한창 진행 중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연구들은 특정한 장면이나 상황에만 적절한 지엽적인 기계번역 기술을 획득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예컨대, 식당에서 주문을 하거나 영화표를 예매하거나 길을 안내하거나, 군대에서 이루어지는 상투적인 보고와 관련된 문답 정도는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나누는 보통의 일상적인 대화는 오히려 생각보다 상당히 복잡하답니다. 더욱이 웬만한 에세이 수준의 대화나 글은 다루기가 매우 힘듭니다. 우리는 아직도 국어나 영어의 문법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게다가 그 둘을 연결시키는 것 또한 만만한 일이 아니지요. 국어를 척척 구사하는 다섯 살짜리 어린아이가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법에 대한 내성적인 지식은 없지만, 타고난 문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언어를 구사하고 있지요.


임 교수는 잠시 침을 삼키며 숨을 골랐다.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는 어떠한가? 미래가 있나? 현실 가능성이 있느냐 말이야.


강 교수가 다그치듯 임 교수에게 물었다.


//강 교수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갑자기 기계번역 얘기에서 왜 인공지능이 나오죠?


임 교수가 웃으면서, 의아해 하고 있는 문과대 학장에게 입을 열었다.


//강 교수의 지적은 매우 의미 있는 것입니다. 좀 전에 제가 말씀드리는 가운데, 어린아이가 부럽다고 말씀드렸었죠. 인간이 자신의 문법 지식을 내성하여 연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지능을 가진 컴퓨터로 하여금 언어 환경에 노출시켜 인간의 언어를 배우도록 만드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인 가운데 언어학자분들도 계신 줄로 압니다만, 언어 구사는 단지 언어 자체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언어 사용의 맥락에서 비로소 완벽하게 언어를 습득하고 구사할 수 있는 것이지요. 만일 컴퓨터가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세상 지식을 알아내는 방법으로 언어를 배운다면 인간이 애써 만든 문법 안내서가 굳이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것 참 흥미로운 얘기이군요. 만일 그러한 것이 가능하다면 현재 보편문법에서 말하는 언어의 생득 가설은 부정될 수도 있겠군요. 언어 생득설이란 인간이 일반 인지능력과는 구별되는 또 다른 언어능력을 이미 태어날 때부터 두뇌에 내재한 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컴퓨터가 별도의 언어능력 없이 일반 인지능력만으로 자연언어를 배워나갈 수 있다면, 그것은 인간에게 있어서도 특정한 언어능력 없이 일반 인지능력만을 가지고 언어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됩니다. 흠... 그게 과연 가능할지... 어떻게 생각들 하십니까?

//아, 잠시만요. 논지를 확대하는 말씀은 삼가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보편문법의 언어 생득설에 대해 논쟁을 벌이자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은 기계번역과 관련된 주제로 논의의 초점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과대 학장은 주의를 환기시키며 젊은 교수의 말을 막았다.


//아닙니다. 방금 말씀하신 젊은 교수님의 문제제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저도 그와 관련된 논쟁에 매우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정적입니다. 컴퓨터에 사람의 지능만을 모사해 넣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그렇다면 아까 말씀하셨던 인공지능에 의한 기계번역이란 것은 무슨 말씀입니까? 결국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까?


젊은 교수가 안경을 추켜올리며 따지듯 물었다.


//하하. 꼭 그렇지 않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과학자들은 좀 더 큰 야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능만을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모사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인공생명이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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