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 _ 1부

장면 5

by 실마리

# 카이저 호프2



//음, 이 문제는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가 걸려 있어. 우선 음성 인식 기술이 필요하고, 한영ㆍ영한 기계번역 기술이 필요하고, 또 장비의 소형화 문제 등이 해결돼야지.

//그래서?


재석이가 채근하듯이 소연에게 물었다.


//음, 가령 너와 어떤 미국 사람이 함께 있다고 생각해 봐. 두 사람은 모두 이어폰과 마이크로폰이 부착된 헤드셋과 그것을 전선이나 무선으로 연결한 소형 단말기를 허리춤에 차고 있어. 먼저 네가 그 미국 사람에게 한국말로 묻는다고 해 봐. 너의 음성은 마이크로폰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고 그것은 곧 전기 신호로 바뀌어 소형 단말기에 들어 있는 한영기계번역 시스템을 거치게 되지. 너의 소형 단말기에서 영어로 전환된 메시지는 상대방의 소형 단말기에 무선으로 전달되고, 그것은 다시 미국인의 이어폰으로 흘러들어 가게 돼. 미국인은 네가 한국어로 말하는 동시에 영어로 알아듣게 되는 것이지.

//우와, 훌륭한데! 미국 사람이 말을 하게 되면 그 반대의 과정을 거치게 되겠네?

//똑똑하군. 바로 맞았어. 다만 다른 점은 이번엔 그 소형 단말기에 들어 있는 영한기계번역 시스템이 작동하게 되는 것이지. 어때 이만하면 다들 알아듣겠지?

//동시 통역사를 옆에 놔두고 미국 사람과 이야기하는 셈이네. 물론 그 시스템이 완벽하다면 사람이 통역해 주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것이고.

//훨씬 빠른 정도가 아니라 거의 동시적인 수준으로 통역이 이루어지는 것이지.

//음, 그래. 훌륭해. 그런 연구야말로 이 시대가 진정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겠어? 연구비를 계속 타낼 만도 해. 그래, 훌륭해. 암, 그렇고말고. 음.

//야, 그만해라. 닭살 돋는다.


재석이의 말에 소연이는 판잔을 주며 정수를 쳐다보았다.


//이론적으로 충분히 가능해 보여.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어때? 얼마나 진척이 되었냐구.


정수가 이마의 힘줄이 잔뜩 긴장을 한 채로 입을 열었다.


//아직 실용화 단계까지 가려면 좀 더 시일이 걸릴 것 같아. 이 연구 과제는 우리 랩에서만 하는 게 아니야. 전국에 흩어져 있는 몇몇 대학들에서 분산적으로 수행하고 있어. 우리 연구실에서는 음성 인식 기술 쪽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데, 내가 보기엔 음성 인식 쪽은 거의 완성 단계에 와 있어. 음, 그렇게 말해도 괜찮을 거야.

//그럼, 한영ㆍ영한 기계번역 기술과 장비의 소형화 문제는 어떠니?

//장비의 소형화 문제는 카이스트에서 다루고 있는데, 그것도 그렇게 큰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어. 문제는 기계번역 기술이지.

//나도 그럴 거라고 생각이 돼. 과연 얼마나 진척이 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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