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문의 어머니
무엇인가가 발명되거나 발견되거나 할 경우, 그로 인해 그전까지 가져오던 생각이나 태도에 변화가 생긴다. 그러한 변화 그 자체의 옳고 그름을 따질 필요도 있거니와 그러한 변화로 인해 장차 어떠한 또 다른 변화가 초래될 것인가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작업들을 세밀하게, 광범위하게 수행하는 것이 철학이다. 과학이나 예술 자체 말고 그에 수반하여 이루어지는 또 다른 작업으로서 철학이 필요한 것이다.
일례로, 인간의 유전자 지도가 발견되고 유전자 조작이 가능해져 사람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성격을 바꿀 수도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고 할 때, 그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 꼭 필요할 것이다. 그런 반성적 고찰이 바로 철학적 행위이다.
모든 학문 뒤엔 철학이 붙는다. 과학철학, 예술철학, 언어철학, 법철학, 의철학, … 그래서 철학은 모든 학문의 어머니다. 지식이 아닌 지혜에 대한 사랑. 철학은 철학마저도 철학한다. 철학의 철학은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