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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마리 Sep 21. 2021

사후의 글

몽상과 해석

연재 글이 계속 올라온다

사람들이 그 글들에 많은 매력을 느끼고 호응을 한다

독자와의 만남까지 주선되고 다들 그 시간을 기다린다

그런데 시간이 되어도 주인공은 나타나지 않는다

주인공은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그의 아내가 그의 유지에 따라 그의 글을 계속 올린 것이다.

 

세상을 떠난 이가 남긴 글, 사후에 공개된 글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까?

대신 올린 아내의 행위는 또 어떤가?


학자들은 생전에 모든 글을 공간하지는 않는다.

않기도 하고 못하기도 한다. (때로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내기도 한다)

유고라는 이름으로 때론 문고라는 거대 규모로 오래 전 사람의 글이 아직까지 출간되기도 한다.

살아생전에는 미처 공개하지 못하다 사후에 타인이 대신 공개해 주는 것이다.


그 사람이 살아있다면 질문을 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사람들은 안타까워하지만

사실은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도 사람들은 질문하지 않는다.


글은 살아 있다.

끊임없이 글은 살아 있다.  

사람은 죽어도 글은 해석을 기다리며 계속 살아 있다.


사람은 사물을 만들지만

사물은 탄생 이후 독자적인 길을 걷는다.


이제 사람 이후의 글은 사람이 아니고 글 자체이다.

우리가 해석하는 것은 늘 글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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