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광진 Feb 14. 2019

츠타야 서점에게 철학을 배운다

철학이 필요한 이유

츠타야 서점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고, 책에 대한 구매가 줄어들어 서점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츠타야 서점은 승승장구하면서, 1500개의 매장, 연 매출 2천억 엔, 회원 수 6천만 명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츠타야 서점의 비결은 고객 관점에서 재창조된 서점이다. 먼저 책의 분류가 일반 서점과는 다르다. 그리고 음악과 DVD를 같이 판매하는 것. 책은 고객들의 취향에 맞게 분류되었고, 그 책에 대한 취향에 맞춰 음악과 잡지 등을 접할 수 있다. 고객들은 츠타야 서점에서 책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소비한다.


제안능력

책들과 음악, DVD들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 이것은 일정한 철학이 있어야 가능하다.  철학이란 세계를 바라보는 입장과 태도를 말한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사람마다 다르다.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넓은 프레임을 가졌고, 어떤 사람은 좁은 프레임을 가졌을 것이다. 프레임이 넓지 못하면, 제안할 수 있는 선택지가 좁을 수밖에 없고, 제안을 구성하는 포트폴리오도 빈약할 수밖에 없다.


"왜?"에서 시작해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인문학

인문학은 2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하나는 비판적 사고, 둘은 사람에 대한 이해다. 비판적 사고는 당연한 생각들을 의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츠타야 서점이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 주변 사람들은 비웃었다. 그러나 마스다 무네아키는 왜 "서점은 책을 지루하게 나열만 할까?"라는 의심을 품었다.  그러기가 쉽지 않다. 서점은 원래부터 그랬다. 그 당연한 것에서 의심을 품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는 사람이 창조한다. 그래서 인문학적 소양은 창조 능력으로 이어진다. 둘은 사람에 대한 이해, 자신의 관점이 아닌 타인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이것은 철저하게 자기중심을 버리고 이타적으로 타인의 시야를 품어야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인데, 내 시야를 버리고, 타인의 시야를 취하는 능력이다. 그렇게 츠타야 서점은 고객의 입장에서, 어떻게 책을 진열해야 고객들의 마음에 들지를 고민했다.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사람을 이해하고, 모두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당연한 것을 의심하고 다르게 보는 방법, 내 관점을 버리고 타인의 관점을 취하는 것, 둘 다 기존의 것을 비운 것부터 시작한다. 채우기 위해 비울 수 있는 용기.


우리는 너무 쉽게 자신의 경험을 믿는다. 자신의 관성을 믿는다. 그러나 경험과 관성이 풍부하면, 노하우는 생길 수 있지만, 창조적으로 행동할 수는 없다. 즉 인문학적 소양이 떨어진다.


철학으로 살아가기

인문학은 좀 넓은 개념이라, 애매한데 나는 빈약한 철학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철학이 빈곤하다는 말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빈곤하다는 뜻이고, 이것은 별생각 없이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로 이어진다. 그렇게 순응하며 살면서 만족하면 상관없겠지만, 그러지 못하니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앞만 보고 달려오다가,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는 자신을 바라보게 되니까.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나의 것으로만 살기에는 세상이 너무 복잡하고, 너무 빨리 변화한다. 점점 디지털화되고 있는 시대다. 서든 스테이지라고 표현되는 지금 세상은 이전처럼 상품을 플랫폼에 가져다 놓기만 해도 팔리는 시대가 아니다. 상품을 포장해서, 그 안의 속성으로 디자인하는 능력, 즉, 제안능력이 있어야 물건이 팔리는 시대다. 점점 더 그럴 것이다. 인문학적 소양, 자신의 철학이 필요한 이유가 그래서다.

매거진의 이전글 10x, 10배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