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이미 총성없는 외교전이 진행되고 있다.
새판 짜기의 무대 한반도
동북아 새판 짜기의 티켓을 제일 먼저 받은 것은 한국이다. 작년의 판문점 선언 이후 평양선언,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그러하다. 여기서 남북은 철도사업과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을 전격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한반도에 통일의 기운이 느닷없이 찾아온 것이다.
미국의 관여와 교착
그러나 올해 초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미국은 속도조절에 대한 의견을 주었다. 트럼프가 말하는 "관여"를 시작했고, 그 이후 문재인 정부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제 북한은 한국과 대화하는 것보다 미국과 대화하는 게 낫다고 노골적으로 말한다. 민망할 정도로 우리 정부는 아무것도 안 한다. 문재인 정부의 원대한 통일구상은 통일부 홈페이지, 웹상에만 있을 뿐이다.
이러한 교착국면에서 일본은 판을 깨면서 동북아 새판 짜기의 플레이어로 들어오고 있다. 한국을 때리면서 공짜 티켓으로 들어온다. 그러나 한국은 제일 먼저 초대장을 받고도 플레이어가 되려 하지 않는다. 동북아의 새판 짜기에서 빠진다. 스스로 코리아 패싱을 만든다. 어떤 전략, 구상도 없다. 그저 미국의 "관여"에 눈치만 볼뿐이다.
북 핵무력 완성과 미국의 후퇴
북 핵무력 완성으로 인한 동북아의 새판을 짜는 것은 당연하게 미국의 동북아 장악력을 약화시킨다. 이미 미중이 대결한다는 것 자체가 미국의 패권질서가 균열이 일어났다는 것이고, 금융전쟁과 관세 폭탄은 미국도 여유가 없다는 말이다. 즉 미국이 가진 카드가 별로 없는 상태이다. 그런데 거기에 북한으로부터 타격을 받았다.
미국은 북이 핵을 가지기 이전에도 북중러 경계 위로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 거기에 북 핵무력 완성은 힘의 균형을 깨트렸으며, 이는 미국의 후퇴가 당연하다. 미국이 정상회담과 판 깨기를 반복하며 시간을 끌고 있으나 시간은 미국 편이 아니다. 미국은 이 판을 뒤집을 카드, 여유, 힘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의 전쟁 가능 국가를 위한 평화헌법 개정은 예정된 경로다.
일본을 앞세워 동북아 방위를 분담하려는 것이 미국의 그림이다. 그 배경에서 일본이 한국을 길들이는 것이 지금 일본 아베 망언의 맥락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어떤 미래 전략을 구상해야 하나. 이미 무너져가는 미국을 엄호하면서 같이 후퇴할 것인가.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일본이 서열 정리하자며 들어오고 있는데, 일본의 하위 파트너로 미국과 함께 지는 해가 될 것인가.
우리의 미래전략을 구상해야
아니면 뜨는 해라는 중국에 줄을 설 것인가. 이것도 문제가 있다. 종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종속에 들어갈 것인가. 이미 사드에서 경험해 봤듯이 중국도 철저히 자국의 이익으로 움직인다. 인정사정없다. 120여 년 전 청나라를 모시던 조선왕조는 동학농민전쟁 진압하려 일본 끌어들이고, 일본 힘이 커지자 러시아 끌어들이고, 미국에 구애하다가 나라 빼앗기고 망했다. 친미에서 친중으로 가는 건 결국 망하자는 것이다.
결국 중국과 미국은 미중 전쟁에서 보이듯 언젠가 한판 판갈이 싸움을 예정하고 있다. 말 그래도 기존 질서가 깨지고 새 질서가 나타난다. 우리 힘을 스스로 키우지 않고, 남의 힘에 기대어 무언가를 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망상이다.
한반도의 시야로, 주체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한미동맹이 아니라 민족동맹을 해야 한다. 비동맹 중립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미국도 일본도 중국도 모두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치열하게 총성 없는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이익을 검토해야 한다. 미국의 이익을 좇을 필요도, 중국의 이익을 좇아서도 안된다. 민족동맹으로 북한과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나아가야 한다. 경제협력과 정치협력으로 우리 실력을 높여가야 한다. 100년 전 나라 잃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외세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미래를 개척하는 그 길이 가장 안전하고, 가장 이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