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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작가 Apr 27. 2017

변신

벌레가 되지 않아도 된다


  카프카가 쓴 '변신'은 출간된 지 9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인구에 회자되는 명작으로 남아 있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났다가 갑자기 거대한 한 마리의 벌레로 변신한 주인공 '잠자'는 아버지가 던진 사과에 맞아 골방에 갇혀 지내며 처음으로 실존을 체험한다. 소설에서는 점차 고통을 잊고 평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잠자를 담담하게 그려내지만, 그래서 더욱 비극적으로 다가온다.

  불행하게도 잠자는 벌레로의 변신을 통해 그레고리 잠자라는 단독자를 체감했지만 다행히도 우리는 벌레가 되지 않고도 실존을 체험할 수 있다. 바로 멋을 부리는 것이다. 자신을 꾸미고 가꾸는 과정에서 이전과는 다른 나로 변신할 수 있다. 그리고 아마 가장 극적인 변화의 방향은 클래식을 입는 것일 테다. 왜냐하면 클래식이야말로 패션이 아닌 그 사람 자체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살다 보면 '나는 누구인가'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가 있다. 그 시기는 중학생 2학년 때 일수도, 죽기 직전의 노인이 되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쉽지 않은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답을 찾지 못하고 그저 살아간다. 패션이 그 해답이 될 수는 없지만, 분명히 한 가지 키(key)는 될 수 있다. 진정한 나로 실존하기 위해 패션을 바꿔보자. 변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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