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수한 아름다움에 관하여
1. 색깔이 가진 기능과 의미.
색(Color)은 형태(Shape)와 더불어 사물을 인식하는 하나의 시각적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대상의 색깔에 따라 그것의 성질을 규정하곤 합니다. 가령 노랑은 밝고 활발한 것, 초록은 건강하고 자연적인 것, 빨강은 위협적이고 긴급한 것, 검정은 진중하고 무거우며 탐욕스러운 것 등으로 말입니다. 각각의 색깔이 지닌 특정한 메시지는 우리가 색을 활용하고 이미지를 만드는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2. 하얀색이 지닌 특별함.
특히 하양(White)이 지닌 의미는 매우 각별합니다. 모든 빛을 반사하며, 본디 ‘아무런 색이 아닌’흰색은 무채색 중에서도 가장 밝기 때문에 숭고, 순결, 순수, 깨끗함의 상징이 되어왔습니다. 그래서 각종 산업과 미디어에서는 흰색을 그 용도에 맞게 차용했습니다. 세계 각지의 병원 건물은 하얀색 페인트를 발랐고, 간달프는 백색이 되어서야 비로소 사루만을 쓰러뜨릴 수 있었습니다.
흰색은 무채색 중에서도 가장
밝기 때문에 숭고, 순결, 순수, 깨끗함의 상징이 되어왔습니다.
3. 패션계에서 화이트가 갖는 효용성.
이렇듯 순수한 이미지를 가진 화이트는 각종 산업과 미디어뿐만 아니라 패션계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신부의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웨딩드레스, 면접 복장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화이트 블라우스, 빅뱅이 쓰고 나와 한 때 많은 젊은이들을 ‘외계인’으로 만들었던 화이트 선글라스 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밖에도 화이트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다른 색과 잘 어울리는 특성 때문에 여러 남성 패션 아이템의 대표적인 컬러로 사용되었고, 이는 점차 클래식(Classic)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화이트는 남성 패션 아이템의
대표적인 컬러로 사용되었고,
이는 점차 클래식(Classic)으로 자리잡았습니다.
4. 남성 패션에서 찾아볼 수 있는 화이트 아이템.
1) 흰색 무지 티셔츠
흰색 무지 티셔츠는 그야말로 기본의 상징과 같습니다. 어떤 색깔의 바지와 매치해도 어긋남이 없고 심지어 어떤 피부톤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그 명칭도 ‘베이직(Basic) 티셔츠’가 되었습니다. 특히 흰 컬러가 주는 차분한 느낌과 심리적인 안정감 때문에 잠옷 대용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흰색 무지 티셔츠는 가장 기본적인 만큼, 그것을 입은 사람을 가장 꾸밈없이 잘 드러내주는 옷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일 기본적인 조합인 ‘청바지에 흰 티’를 잘 입을수록 멋쟁이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흰색 무지 티셔츠와 검정색 슬랙스를 매치하면 깔끔하면서도 시크한 느낌을 줄 수 있어 여름에 많이 애용됩니다(하지만 자칫하면 수 많은 모나미 중 하나가 될 위험도 있습니다).
흰색 무지 티셔츠는 가장
기본적인 만큼, 그것을 입은
사람을 가장 꾸밈없이 잘
드러내주는 옷이기도 합니다.
2) 흰 바지
남성패션에 있어 ‘양날의 검’이 있다면 그것은 필시 흰 바지를 뜻할 것입니다. 흰 바지는 그것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당신의 날 선 패션감각을 여실히 보여줄 수도, 당신을 향한 그녀의 애정을 단칼에 절단시킬 수도 있는 위험한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90년대 초반 잠깐 힙합 열풍이 대한민국을 강타했을 때를 제외하고 흰 바지는 웬만한 남성들은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과 같았습니다.
남성패션에 있어
‘양날의 검’이 있다면 그것은
필시 흰 바지를 뜻할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은 많이 흘렀고 남자들은 예전보다 더 용기 있어졌습니다. 흰색 데님팬츠와 검정색 라이더 자켓을 입은 남자들이 빈번히 포착되고 있고, 많은 남성복 브랜드들이 흰색 치노 팬츠를 출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보다 현명한 남자들은 톤 다운된 화이트나 아이보리 계열의 색상을 시도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고 있습니다. 블랙, 그레이, 네이비 일색이었던 남자 바지에 흰색이 몰고 온 혁명은 남성의 패션을 보다 풍부하고 시원하며 재미있게 만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자 바지에 흰색이 몰고 온
혁명은 남성의 패션을 보다
풍부하고 시원하며 재미있게
만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3) 화이트 드레스 셔츠
‘와이셔츠’로 우리에게 더욱 익숙한 화이트 드레스 셔츠(참고로 화이트 셔츠란 영어 단어는 없습니다)는 그 이름의 친숙함만큼이나 많은 남성들이 애용하는 데일리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예로부터 백의민족이었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구 복식 중에서도 셔츠를 비교적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이는 정복으로 자리잡으면서 하나의 클래식 아이템이 된 것입니다.
화이트 드레스 셔츠는 많은
남성들이 애용하는 클래식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ㄱ. 화이트 드레스 셔츠를 입는 첫 번째 방법.
화이트 드레스 셔츠를 입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정장 안에 입는 것입니다. 이 때 드레스 셔츠는 옥스퍼드나 남방 셔츠와는 달리 ‘속옷’의 개념으로 착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장 자켓을 벗고 있는 것은 원칙상 금지된 행위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탄탄한 가슴 근육과 팽팽하게 당겨진 화이트 드레스 셔츠의 주름이 얼마나 섹시한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평소 꾸준한 운동과 상황에 따른 적절한 ‘탈의’를 잊어선 안됩니다.
ㄴ. 화이트 드레스 셔츠를 입는 두 번째 방법.
또 드레스 셔츠는 타이와 함께 입는 것이 원칙이지만 넥타이는 가끔 목덜미가 아닌 재킷 주머니 속이나 부장님의 관자놀이에 매여 있을 때가 있습니다. 따라서 드레스 셔츠만 단독으로 착용할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 때에는 단추를 풀고 있는 것이 예의에 맞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풀 수 있는 단추의 개수는 3개가 그 최대치이며, 이를 초과할 경우에는 실버스타 스텔론으로 오인되거나 부담감을 초래할 수 있으니 삼가야겠습니다.
ㄷ. 화이트 드레스 셔츠를 입는 세 번째 방법.
화이트 드레스 셔츠를 입는 또 다른 방법은 그 사이즈를 다양하게 변주하는 것입니다. 몸 치수보다 큰 오버 사이즈의 셔츠를 입음으로써 여린 소년의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클래식에서는 이를 허용하지 않으며, 셔츠의 전체적인 품은 몸에 딱 붙되 소매와 깃은 정장의 그것보다 1.5cm 긴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앞뒤를 거꾸로 입어서 섹시미를 과시하거나, 깃을 세우고 아랫단을 바지 밖으로 내어 자신감을 표현하는 방법 등이 있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 외에도 남성 패션 아이템에서 흰색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옷장 안에 검정과 회색만이 가득했다면 이제 가끔은 흰색 옷을 입고 순수한 자신을 만나보는 것도 패션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흰색 옷을 입고 순수한 자신을 만나보는 것도 패션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by CL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