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게도, 사람에게도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 헬로우젠틀은 커피숍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어깨너머로 커피를 만드는 모습을 배우곤 한다. 커피 머신에서 뽑아내는 것부터 시작해서 콜드 브루, 핸드드립 등 다양한 방법으로 커피를 만드는데, 이 모든 커피를 만들 때 공통적으로 유념해야 할 한 가지 규칙이 있다. 그건 바로 '수평을 유지하는 것'이다.
뜨거운 물과 압력으로 원두에서 샷(shot)을 뽑아내는 기계식이든, 차가운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얻어내는 콜드 브루(Cold Brew) 방식이든 원두 가루가 고르고 평평하게 담겨야 한다. 그래야만 물이 원두 사이를 통과하면서 일정한 맛을 뽑아낼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원두 가루가 한 쪽으로 치우치면, 물 역시 의도치 않게 한 곳으로만 흘러 커피가 지나치게 떫거나 신맛을 내게 된다. 커피를 만들 때 수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그런데 수평을 유지하는 것은 비단 커피만이 아닌 인간관계에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인생은 my way가 맞고 올해의 키워드는 yolo라고 하지만,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친 인간관계를 맺다 보면 결국 나와 비슷한 사람들만 곁에 남게 된다. 그러면 커뮤니케이션은 자연스럽게 기존의 내 사고와 신념을 강화하는 쪽으로만 이루어지고, 결국 나는 극단적인 사람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극단적인 사람에게서는 지나치게 떫거나 신맛이 난다.
다름을 인정할 것. 나와 다른 생각과 다른 패션, 다른 취향, 다른 사상, 다른 행동을 틀림으로 규정하지 않고 내 곁에 두는 것. 즉 인간관계에서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수평을 이루는 것이 기분 좋은 은은한 향을 내는 인간관계 형성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출처] 잡상 025. 수평|작성자 HELLO GEN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