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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일환 Oct 11. 2021

AI는 프로그래머를 대체할 수 있을까?

'AI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원고를 청탁받아 기고한 글입니다.
프로그래머 직업 종사자의 관점에서 AI와의 경쟁에 대해 다루어 보았습니다.
본 글은 매거진 『아레나 옴므 플러스』 2021년 2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기존의 인공지능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작업만을 잘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인간의 지적인 업무를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시기에 접어들게 됐다.


프로그래머는 굴러오는 AI라는 돌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직업처럼 보인다. 프로그래머가 수행해야 하는 작업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름 그대로 프로그램 언어(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주요한 업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코드를 작성하는 행위 그 자체는 AI가 사람의 일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음이 지속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기계가 작성한 코드의 품질은 앞으로 더욱 정교해질 것이라고 기대된다. 다행스럽게도 AI가 코드를 잘 작성해준다는 의미가 인간 프로그래머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말이다.


인류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는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그 문제들은 대부분 생존, 부의 축적, 타인과의 연결, 작업의 편리, 지적 호기심의 해결 등 인간의 욕망과 관련된 것이다. AI는 아직 인류의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거나 인간의 욕망을 흉내 낼 수 있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다음에는 그 문제를 소프트웨어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창조적 전략 수립 과정이 요구된다. 두 가지 선행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코드를 작성할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코드를 작성하는 행위 자체는 AI를 활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어떤 코드를 작성할 것인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 될 것이다. 알파고는 혜성처럼 나타나 인간의 바둑을 정복했다. 하지만, 인간의 바둑과 같은 게임을 AI가 스스로 창조해내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이다.


개발자들은 한동안은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I의 한계는 그것이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과 질 그리고 컴퓨팅 파워에 의해 언제든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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