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적인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생각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생각
<'관종의_____'라는 제목으로 자유롭게 서술하시오. 단 '암호화폐, 힙, 새벽배송, 조직, 독점' 이라는 키워드 5개 중 3개를 본문에 포함하여 서술하시오> (1200~1600자, 60분)
이 문제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이 문제는 실제로 제가 지난 5월, JTBC 중앙일보 적성검사 후 치뤘던 논술시험이었습니다. 컨텐츠와 관련된 어떤 일이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했는데 어쩌다보니, 상암에 가서 취재 후 기사 작성과 카메라 테스트, 그룹면접까지 경험해 보았어요.
전혀 연관없어 보이는 단어들을 주어진 제시어로 묶어 글을 써야하는 중앙의 논술 시험은 언론 고시생들에게 악명이 높다고 하네요. 운이 좋게도, 저는 평소에도 세대 갈등에 관심이 많았고 그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이게 주어진 키워드들을 묶을 수 있는 주제라는 생각이 들어 1시간동안 재미있게 글을 썼었습니다.
올 초 MBA의 한 발표 수업에서도 Z세대를 주제로 20여분간 발표를 하기도 했었는데, 저는 나답게 살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력이 가장 큰 세대가 Z세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게 누군가에겐 모난 돌로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관종이라는 단어가 이런 맥락에서도 사용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누군가 조금 튀는 행동을 한다고 해서 그들을 부정적 어감이 반영되어 있는 관종이라고 분류하기 보다는, 그들이 사회에 주장하고, 드러냄으로써 가져오는 긍정적인 변화에 주목해보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을 담아 아래의 글을 썼었습니다.
'관종의 긍정적 승화: Z세대의 실천 미학'
자신의 취향을 공개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자신을 다른사람과 구별짓고자 하는 욕구, 즉, 관종력이 가장 강한 세대를 말하라면 주저하지 않고 Z세대를 꼽겠습니다. 관종이라는 단어는 지금까지 부정적인 맥락에서 소비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Z세대는 자신의 철학과 취향을 온오프라인으로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해 직접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자니, 관종이라는 단어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면 눈치를 주며 모난 돌을 배제해왔던 한국사회의 부정적 단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Z세대는 그 어느 앞선 세대보다도 태생적으로 기술에 대해 높은 친연성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90년생이 온다', '밀레니얼의 반격'과 같이 Z세대와 함께 일하는 방법론을 담은 책들의 등장은 근시일 내에 주 소비자층으로 부상할 Z세대에 대한 논의가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지속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고요.
위에서 언급한 책들이 등장하는 주 원인 중 하나는, 다수의 베이비부머 및 밀레니얼 세대가 새롭게 입사할 Z세대와 같은 조직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Z세대에게 조직 및 조직문화는 이전 세대가 당연하게 여기거나 순응할 수 밖에 없었던 그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Z세대에게 성별 차이, 능력보다 연공 서열에 기반한 위계질서 등의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조직 문화는 타도와 개선의 대상이 됩니다. 이들은 ‘우리는 하나’라는 식의 집단주의적 사고보다 개인주의적 태도를 바탕으로 약한 연대를 조직 내에서 추구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한편, Z세대는 '선한 연향력'을 강조하며 여러 사회 영역에 걸쳐 그들의 의사를 표명하는데, 이는 크라우드 펀딩 업계가 전에 없던 성장세를 보이고 기업들이 앞다투어 ESG전략을 개발하는 것과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생일에 선물 대신 기부를 요청하거나, 마켓컬리, 쿠팡 등 새벽배송 업체들의 과포장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등 자신들이 가치있다고 여기는 일 앞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며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가치에 대한 철학을 현실에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Z세대에게는 정보와 경제의 투명성 또한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은 지 오래입니다. 기회의 공정성과 결과의 공평성이 중요한 이들에게, 암호화폐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거래 행위들과는 반대로, 투명성을 담보하는 새로운 경제 행위로 인식됩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상품의 생산과정에서부터 소비자에게 도달할 때까지 유통 과정을 기록을 로그로 남겨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강건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 NFT와 같은 기술은 미술품 거래에 관심이 많은 Z세대들에게 소액의 금액으로도 앤디 워홀, 루치오 폰타나 등 거장의 작업을 공동 소유할 수 있게 하며 경제와 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Z세대를 기점으로 한국 사회 내 라이프스타일의 다양성이 이전보다 유의미하게 확장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는 이러한 사회적 발전을 라떼의 관점에서 관종이라는 부정적 어휘로 설명하기 보다, 이들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단어를 고민해볼 때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