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2일
신짜오! 여행 셋째 날.
숙소의 조식은 꽤 맘에 들게도 떡볶이가 있었다. 한국사람들이 정말 많이 오나 보다.
가장 맛있게 먹었던 건 '용과'. 한국에서 먹었던 용과는 밍밍한 맛 그 자체였는데 베트남의 용과는 달달하고, 신기한 맛이다. 더운 날씨가 과일의 단맛을 극대화시킨 것일 테지!
베트남에서 1일 1 커피는 필수. 모닝커피를 마시러 숙소 바로 옆의 카페로 향했다. 숙소 후기에 언급될 정도로 맛있다는 평을 보고 후다닥 시켰는데!! 감히 말하건대 이게 진짜 베트남 커피다. 고소하고 진하고, 거기다 습한 바람을 불어주는 낡은 선풍기까지. 3층까지 있는 은근히 큰 카페라 공부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였다. 커피로컬맛집을 찾고 있다면 자신감 있게 추천드린다.
숙소 마사지를 받으러 간 아빠를 뒤로하고, 엄마와 약국 쇼핑에 나섰다.
파란색 간판이 보인다면 약국을 발견했을 확률이 높다. 타이거 밤과 샤론 파스 get!
오늘은 다낭에서 호이안으로 넘어가는 날이다. 친절한 직원분이 숙소에서 호이안으로 넘어가는 벤을 추천해 줬는데 중간에 들리는 롯데마트에서 편하게 쇼핑을 하고 싶어 그랩을 불렀다. 가격은 비슷비슷하다. (그랩에서 주는 할인코드를 잘 이용하면 오히려 싸다.)
호이안 가는 길목에 있는 롯데마트 다낭점.
무료 짐 보관소도 잘 마련되어 있어 여행격들에게 제격이다.
다낭 가면 망고스틴을 꼭 사세요!! 망고스틴을 고르다 옆에 계신 한국 분께서 주신 꿀팁 : 과일 밑면의 돌기 수가 알맹이 수. 그러므로 돌기 수가 많을수록 알맹이 수가 많다고 한다.
이외에도 커피, 젤리, 코코넛 과자 이것저것 담으니 10만 원이 훌쩍 넘어갔다. 참고로 롯데마트는 정찰제라 그런지 한국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고, 가끔 좀 사는(?)것 같은 현지인들이 쇼핑을 한다. 나는 가격흥정을 하기 싫다? 그렇다면 꼭 롯데마트를 방문하자.
호이안은 다낭에 비해 많이 조명받지 않은 지역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호이안의 숙소 값은 훨씬 싸면서 좋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또한 휴양도시이다 보니 풀장을 갖춘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바나힐만 아니면 호이안에 2박을 머물고 싶었을 정도… 그중 우리가 고른 숙소는 'LA SIESTA'로 지인의 강력한 추천을 받아 선택하였다. 리셉션부터 엔틱한 분위기 물씬.
체크인을 하고, 숙소 안내를 받으면 벨보이가 짐을 가져다준다. 숙소는 구관, 신관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우리의 경우 구관에 머물렀다. 나무 인테리어와 액자가 상당히 느낌 있다.
늦점심을 먹기 위해 미리 봐둔 로컬 음식집에 갔다. 이곳은 정말 찐찐 현지인들만 이용하는 식당.
우리 입맛에 맞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현지인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여행의 매력 아니겠는가.
미꽝은 우리나라 음식으로 치면 비빔국수이다. 재료에 따라 종류도 천차만별인데 돼지고기, 새우 등이 메인이다. 여기에 각가지 채소(민트, 고수, 숙주)와 라임을 뿌려 먹으면 되는데 확실히 이전에 먹었던 음식들보다 허브채소들의 향이 강해서 먹기 힘들었다. 진정한 베트남의 맛. 남기긴 했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로컬식당에서는 외국인이 가격 호갱을 당할 수 있으므로 눈에 불을 켜고 경계해야 한다.)
열심히 먹었으니 소화시켜야지. 라시에스타 숙소를 고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많은 풀장을 보유해서이다. 총 4곳에 풀장이 있어서 고르는 재미가 있다. 이곳은 메인 풀장으로 수심이 꽤 깊은 편. 풍경도 예뻐 썬베드에 누워 쉬기만 해도 힐링이다.
아빠와 한창 물장구치다 시킨 음료수. 사람은 3명인데 음료는 4잔이다...?
직원과의 잘못된 언어소통으로 4잔이나 시킨 나. 해피아워시간이라 1+1 할인 행사를 했었는데 제대로 못 알아듣고 다른 음료 2잔을 더 시켰으니...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나저나 내 잘못인데도 친절하게 응대해 주신 직원분 감사합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4잔 다 흡입하기.
가격은 조금 비싸긴 하지만, 음식과 음료가 맛있고, 무엇보다도 분위기가 맛있다!
이 티켓을 얻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가.
수영을 마치고, 야시장 구경에 나설 채비를 하였다. 그랩을 불러 소원배 선착장 근처에 도착.
이후 선착장으로 향하는 중에는 많은 사기꾼들이 배값을 흥정한다. 분명 카페에서 1~3인 기준 배값 150,000동에 판다고 들었건만, 750,000동 부른다고? 그러면서 배 운행시간이 거의 끝나간다고 압박 들어가는 마케팅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끝나려면 2시간 정도 남았구먼. 절대 이들에게 속지 말고, 배 타는 곳 근처에 있는 줄이 길게 늘어선 매표소에서 구매하세요!
그러나.. 악마의 손길을 뿌리치고, 도착해서 줄을 선 후 티켓을 구매하려는 순간 지갑이 보이지 않았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지만, 침착하게 상황을 돌아보니 숙소에 두고 왔을 가능성이 컸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그랩을 타고 도착한 침대 위에서 발견한 나의 동 지갑. 지갑, 여권, 휴대폰은 목숨처럼 챙기자고...
시간이 지연되긴 했지만, 무사히 티켓을 발권하고 본격적으로 소원배 탑승! 소원 등은 배에서 구매할 수도 있고, 행인에게 구매할 수도 있다. 가격은 거기서 거기인 느낌.
위기 뒤에 행운이 오는 법. 좋은 뱃사공을 만나 인생사진도 많이 찍고, 행복한 추억을 가득 남겼다. 나보다 사진 잘 찍으시는 금손 뱃사공님. 구도도 잡아주시고, 등띠우는 영상도 찍어주시고. 젊은 분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한국 관광객의 니즈를 잘 아셨다. 20여 분간의 뱃놀이가 끝나고, 팁을 전해드렸으나(베트남은 원래 팁문화가 아니지만, 관광지의 특수성 때문에 팁을 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생각보다 적은 금액을 드렸는지 사공님의 표정이 미묘했다. 괜히 적은 돈을 주어 서비스를 평가절하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정당하지 못한 가격흥정에 예민해지더라도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 것에 대해 높은 가치를 매겨주는 것. 이렇게 또 하나의 교훈을 배워나간다.
확실히 낮보다 밤의 호이안이 매력적이다.
본격적으로 야시장 구경하기. 호이안이 외국인들의 휴양지 스폿답게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보였다.
야시장 끝쪽에 있는 음식집에 도착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원한 맥주 한 잔.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레드 게코 식당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매우 친절하신 직원분과 음식 맛, 적당한 로컬 분위기. 가장 기대했던 화이트 로즈는 평이한 맛이었지만, 숙소 조식에서 먹은 음식에 비하면 맛있었다. 짭짤한 만두피 같달까?
이외에도 까오러우, 새우요리 등 맥주와 어울리는 안주가 많았다. 옆 테이블엔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왔는데 그 덕에 오히려 로컬 분위기가 나서 좋았다. 외국 오면 한국사람 되도록 마주치고 싶지 않다구요.
자자 다 들어와. 후식으로 신나는 철판아이스크림 먹어야지.
생과일을 넣어줘서 꽤 맛있다. 아니 분위기에 취한 건가?
화려한 등과 멋스러운 가옥에서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호이안 구시가지. 힙한 노래가 더해지면서 도시가 젊음으로 가득 찬 것도 많은 이들이 호이안을 베트남의 숨겨진 보석으로 꼽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마트에서 산 망고스틴 먹었다. 한입 먹는 순간 충분히 사지 않은 나를 원망하게 됨.
달면서도 이전에 먹어본 적 없는 오묘한 맛. 어쩌지 캐리어 못 담아가는데...
베트남 과일은 웬만해선 실패하기 힘든 것 같다.
여하튼 오늘도 잘 먹고, 잘 놀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