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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 ming Jan 18. 2024

안방 1열에서 보는 안 방비치

2023년 8월 23일


신짜오~ 드디어 여행 마지막날이다.



라씨에스타는 알려진 명성답게 조식도 참 잘한다. 한국인보다 외국인들이 많은 것도 그러한 연유인 것 같다.

참고로 이곳의 식당은 2곳이라 신관의 식당을 이용하고 싶다면 추가요금을 내면 된다.

식사 도중 만족도까지 체크하시는 직원분까지... 1박 하는 게 못내 아쉬웠던 숙소였다.



오늘따라 더 화창한 날씨. 논밭뷰가 이색적이면서도 베트남 색채가 가득해 발길을 돌리기 아쉬웠다.

확실히... 돈이 좋구나. (가족, 연인, 친구 모두 추천드립니다.)


숙소에 나와선 저녁에 받을 마시지 샵에 들려 짐을 맡긴 후, 호이안 구시가지로 향했다.



여기 스벅은 왜 이렇게 또 감성 넘치는 건지??

오늘 날씨는 해가 강해서 정말이지 더웠다. 조금 걷는데도 힘든 느낌.


반미 프엉


간단한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반미 프엉. 베트남 음식 하면 꼭 언급되는 반미를 먹기 위해 더위를 감수하고 들렸다. 입구부터 테이크아웃하기 위한 외국인들이 한가득.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 해주는 게 꼭 서브웨이 같기도 했다.



이 옥수수 음료를 추천해 주시길래 먹어봤더니 평범한 옥수수 우유 맛? 그래도 시원한 맛에 잘 마셨다!



반미 쨘! 취향에 따라 안에 있는 속재료를 선택하면 된다. 반미는 프랑스가 베트남을 지배했을 당시 바게트 빵을 들여오면서 만들어진 베트남식 샌드위치이다. 바게트의 특성상 까칠한 빵의 텍스쳐로 입천장이 까질 수 있으니 뒷면으로 돌려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맛은 상상하던 딱 그 맛. 꽤 양이 돼서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본격적으로 호이안 구시가지의 낮을 구경 했다. 밤과는 다른 정겨운 분위기.

노란색 건물과 다양한 색깔의 등, 전통모자를 쓴 사람들이 이곳이 베트남인 것을 인지시키는 듯하다.



걷다 보니 나오는 선착장의 배마저 베트남스럽다.


파이포 커피


계속 걷다 보니 더위를 먹었다. 커피 수혈을 하기 위해 찾은 '파이포 커피'. 아쉽게도 호이안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인 탓에 가게 내에 에어컨이 설치된 곳을 찾기 힘들다. 이곳 역시 에어컨이 아닌 여러 대의 선풍기만 있을 뿐. 아빠는 살인적인 더위와 습기 지쳐버렸다. 왠지 가이드인 내가 다 죄송스러운 마음...

베트남의 7,8월은 정말이지 덥고, 습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들이 이 카페를 방문하는 데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2층에서 바라보는 구시자의 전경 때문에 사진이 잘 나오기 때문. 예스러운 고가의 풍경을 보고 싶다면 한 번쯤 올만하다. 물론 한낮 말고 저녁에...



구시가지에는 이외에도 중국과 일본 양식이 담긴 고가들이 자리 잡고 있다. 고가마다 입장료를 받는 곳이 있으니 유의하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다. 구시가지 내에서는 자동차가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 인력거 투어를 이용하기도 한다. 날씨와 거리 풍경과 인력거인들의 모습이 옛날의 베트남을 연상시킨다.



구시가지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일본식 내원교는 아쉽게도 공사 중이었다.(23년 8월 23일 기준)

사진은 보수공사 중인 내원교 입구에서 찍었음.


밤과는 또 다른 여유로움을 보여준 낮의 구시가지! 아쉽게도 더운 날씨로 인해 빨리 나왔지만, 다음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또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안 방 비치로 가는 그랩 안에서 찍은 호찌민 아저씨의 사진이다. 베트남에서는 그가 절대적 존재라고 하니 거리 곳곳에 그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드디어 도착한 안 방 비치. 사실 시간이 허락하면 오려고 했는데 안 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


Dolphin kitchen & bar


안 방 비치 앞에는 썬베드를 보유한 다양한 식당들이 위치해 있다. 잘만 찾아보면 음식도 먹고 썬베드 이용은 물론, 샤워실 사용도 가능한 식당이 많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Dolphin kitchen & bar'로 정말 정말 만족했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허스키 친구. 그도 무척이나 더워 보인다.



가게에서 내려가기만 하면 바로 안 방 비치다. 여기가 지상낙원인가요..?

안 방 비치를 간다면 꼭 안방 1열에서 라루 맥주와 스프링 롤을 먹으면서 푸르른 바다를 쳐다보자. 5성급 호텔 오션뷰가 부럽지 않다.


그런데 여행의 마지막을 슬슬 정리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별안간 엄마와 또 말다툼을 했다.



이런 내 마음을 반영이라도 하듯 갑자기 소나기가 몰아쳤다. 가게 주인분은 재빠르게 가림막을 치고, 해변에서 놀던 사람들은 하나둘 사라졌다. 그리곤 빗소리를 벗 삼아 맞이한 소강상태. 

문득 이 짧은 시간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압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좋은 일 있을 순 없으니까. 슬픈 일이 있더라고 비처럼 훌훌 털고 일어나는 법을 배워야지. 



그 뒤엔 다시 이렇게 멋진 무지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올 테니!



무려 0.x배속으로 해야 볼 수 있는 커다란 무지개 되시겠다. (살면서 본 무지개 중에 제일 컸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시 음식 2차전 시작. 언젠가 먹어봐야 했던 모닝글로리와 통실한 가리비, 해산물 스파게티, 망고스무디를 시켰다. 원래 나물을 잘 안 먹는 편인데 모닝글로리는 양념이 채소의 쓴 맛을 잡아줘서 생각 외로 맛있었다. 다른 메뉴들도 합격! 



저녁에 켜지는 등도 멋스럽다. 해변에서 수영하는 관광객들을 위해서 샤워실도 마련되어 있어 모든 면에서 완벽한 식당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미케비치보다 더 좋았던 안 방비치. 왜 많은 외국인들이 이곳을 선택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곳에서 힐링했던 순간을 앞으로의 삶에 원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안녕 또 올게. 그때는 수영하는 걸로.


1975 spa


여행 찐 마지막 코스. 그래도 명색이 효도여행인데 마사지 코스는 있어야지. 우리는 스톤 마사지를 선택했는데 마사지 전 원하는 아로마 향을 고를 수 있는 게 좋았다. 끝나고 후식도 주신다! 그러나 이곳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픽업서비스가 된다는 점. 호이안->다낭공항까지(약 40분) 데려다주신다. 덕분에 늦은 시간에 잘 도착했습니다~



짧은 듯 짧지 않았던 알찬 3박 5일의 베트남 여행이 끝났다. 

부모님을 위해 오로지 나 혼자 계획한 여행이 무사히 끝날 수 있음에 안도와 감사함을 느꼈다. 사실 부모님의 보호만 받다가 언어도, 문화도 다른 해외에서 부모님의 보호자 역할을 하는 것이 퍽 어색하고, 낯설었다. 그러나 여행이 끝난 후 "우리 딸 덕분에 잘 다녀왔다. 준비하느라 고생했다"라는 한 마디를 듣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다. 그간의 고생이 인정받았다는 느낌... 하루라도 젊을 때 부모님과 여행을 많이 다녀야겠다. 부모님의 체력과 시간에는 한계가 존재함으로. 벤자민의 버튼은 거꾸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시하자.



P.S. 베트남 여행기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더 재미있는 여행기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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