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기억을 쓰다

2011년




그녀는 알츠하이머다.

그녀의 모습을 본 것은 친누나의 결혼식 때였다.

나는 당시 군복무를 할 때였는데 누나의 결혼식으로 잠시 휴가를 나왔었다.

가족의 결혼식이라는 점에서 묘하고 이상한 기분을 싣고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수 많은 사람들의 틈 속에서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그녀, 큰어머니였다.


그녀와 특별한 기억은 없다. 다만, 명절이나 제사 때 찾아가면 매번 밥을 더 퍼 주거나 음식을 더 건네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녀는 음식을 가득 채워서 오랜만의 시간을 메우려고 한건가 싶기도 하다.

나와 그녀에 대한 기억이 이 정도다. 말이 잘통하거나 내가 따랐던것도 아니다.


그런 기억을 품고 그녀에게 인사를 했는데, 그녀는 ‘아이’같았다.

내가 인사를 건네도 멀뚱멀뚱하게 서있고 스스로를 지탱할 기운도 없는 듯 했다.

나를 빤히 보여 "누구야"라는 말만 했다.

나는 잠깐 동안 멍했다. 머릿속이 뒤틀리는 것 같기도 하고

무슨 말을 더 깨내야할지도 몰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그런 기억을 품고 있었는데

그녀와의 기억의 고리가 끊어졌다는 생각을 하니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그런 복잡한 마음으로 나는 복귀했다.


드라마 속에서 가끔 언급되었던 ‘알츠하이머’. 알츠하이머가 내 주변에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리고 기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기억이 끊어지니 관계가 붕괴가 된다는 것을.


친하든 친하지 않든,

'기억'이 붕괴되니 관계도 금방 함몰된다는 것을.


무엇보다도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착잡했다.

끊어진 관계를 가지고 일주일 동안 황망하고 먹먹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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