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은 저주받은 것 같아”
자취방을 구할 때 부동산중개인과 얘기를 하다가 듣게 된 말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무한도전 토토가로 90년대에 향수를 느끼는데
정작 나는 90년대 초반에 태어났다.
그 말을 떠올리며 응답하라 시리즈를 좋아했던
나를 떠올렸다. 그리고 90년대를 떠올렸다.
90년대에 20대를 보낸 사람들이 특히 잘 알 것이다.
삐삐를 치며 연인,친구의 연락을 기다리던 시간들. 직접 손글씨를 차곡차곡 써내려간 순간.
공중전화 박스를 기다리면서 상대방의 목소리를 궁금해하던 순간.
90년대는 그런 기다림의 순간이 즐거웠던 시간일지도 모른다.
이뿐만 아니라, 90년대에 대학시절을 보낸 학생들에게는 ‘낭만’이라는 정세가 꽤 강했을 것이다. 잔디밭에 누워서 동기들과 함께 있는 순간만으로도 즐거웠던 시절.
하숙집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밥을 먹으며 함께 TV를 보았고 술을 마셨을 것이다.
그렇게 함께하는 순간들이 달콤하고 좋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90년대에 태어나 지금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그런 순간은 거의 없다.
느리면 느릴수록 도태되고 발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적응하기 위해서 바삐 달려야한다.
나 혼자 차분히 걸어가려고 해도 세상은 빨리 걷게 재촉했다.
한편, '함께'라는 순간보다 '혼자'가 당연해진 세상이 되었다.
혼자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시는 것이 당연해졌다.
함께 라는 순간은 구석으로 몰려버렸다.
각자 90년대는 여러 의미이겠지만
90년대에 태어나 2017년을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
90년대는 기대고 싶은 순간이다.
지금이 너무 바쁘고 정신없어서
세상에 낙오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순간. 혼자서 그런 생각을 삼키는 순간.
그런 순간이 과할때 90년대가 떠오른다.
함께 느릿느릿하고 싶은 90년대에 기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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