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면접을 위해 서울로 향하는 ktx 안.
나는 ‘역방향’ 좌석에 앉아있었다.
처음엔 뭐 역방향이겠거니 신경쓰지 않았다.
일단 면접이 중요했기에.
정직원으로 전환이 가능한 인턴 면접.
경력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면접관.
그렇다, 나는 경력이 1년 이상이 없는 신입 지원자다.
자연스럽게 대처하려고 노력했다.
나만의 소리가 들리던 면접장, 조용하지만
내 머릿속은 소란스러웠다.
면접이 끝나고 근처 편의점에서 비타민 음료를 마시면서
머릿속의 소리를 낮췄다.
내려갈 때는 버스를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진맥진한 상황에서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매번 서울에 30분도 안 되는 면접을 보고
집을 향하던 나를 떠올렸다.
이번에는 청계천을 한 번 걸어보고 싶었다.
청계천의 물살과 달리 역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계속 역방향에 탑승했다.
올해부터 난 계속 현실이란 방향으로 흘러가기 위해 노력했다.
과거 남들과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걸었던 내가 떠오르기도 했다.
다른 방향을 걸었던 내 자신이 대견하기도 했다.
지금 현실의 물살을 따라 흘러가는 것도 안쓰럽지만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도 현실의 방향을 걸으면서 나만의 방향을 잊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현실도 나의 방향도
각자 존중할 방향이고 가치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