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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눈이 부시게_시선을 조금만 바꾼다면

드라마 눈이 부시게 줄거리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는 

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채 써보지도 못하고

빼앗겨 노인이 되어버린 25세의 억울한 여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스스로 내던져 버리고  하루빨리 늙어 세상을 떠나고 싶어 하는 26세의 남자가 있다.

여자 주인공은 우연히 주웠던 낡은 시계로

시간을 되돌리기도 하고 넘어서기도 한다.

그래서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타임루프 물인 줄 알았다.

요즘엔 드라마,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임루프 물이라서 조금은 식상한 감이 없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는 멜로,

톰 크루즈가 나왔던 액션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는

액션으로. 타임루프 물이 여러 장르와 혼합되어 왔는데 눈이 부시게는 어떤 걸 보여줄까 싶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그냥 타임루프 물이 아니었다.


타임루프 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그동안 나왔던 타임루프 물은

시간의 소중함을 되새겨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드라마는 시간의 중요성과 함께 시간을 잃어가는 아픔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는

 여자 주인공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

그래서 25살인 본인이 늙은 꿈은 꾸는지.

늙은 자신이 25살인 자신의 꿈을 꾸는지 헷갈려한다.

점차 사라져 가는 시간 속에서 붙잡지 못한 시간을

좇기도 하면서 자신의 기억이 모두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마음을 쓰라리는 여자 주인공의 마음이 안타까웠다.



당신과 행복했던 기억부터 불행했던
기억까지 그 모든 기억으로
버티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그 기억이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더 무섭습니다.



11회 예고편에 나왔던 이 대사를 보면서

느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환자의 마음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서 더 마음이 아팠다.

기존 알츠하이머를 다룬 드라마에서는

주변 가족, 친구들의 아픔에 초점을 다뤘었다.

잊혀져가는 기억으로 주변 사람들이 슬퍼한다.

그런데 드라마 눈이 부시게

당사자 본인의 감정선에 집중하며 시선을 달리했다.

시선을 바꿔보니 더욱더 마음이 쓰리고 아팠다.






알츠하이머 관련 콘텐츠


이 드라마 이전에 알츠하이머 환자 캐릭터가

나왔던 콘텐츠는 드라마 디어 마이프렌즈와

영화 스틸 앨리스가 있다.


드라마 디어 마이프렌즈에서

알츠하이머 증상이 점차 심해지는

희자라는 캐릭터가 있다. 이 드라마에서도

희자 캐릭터 내면의 아픔에 많이 치중하진 않았다.


영화 스틸 앨리스에서는 교수였던

주인공이 알츠하이머라는 것을 인지하는 과정까지의

불안함, 이후 알츠하이머를 이겨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점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이겨내기 위한 과정이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알츠하이머와 나의 기억들


고등학생 때 요양병원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갔었다.

그곳에 한 할머니는 다른 분들과 달라 보였다.

그 할머니는 알츠하이머였다. 하지만 다른 분들보다

더 해맑아 보이기도 했고 누군가를 마냥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자신의 자식분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신을 지탱하고 이뤘던 기억이 얼마나 그리웠을까 생각이 든다.






나의 큰어머니는 알츠하이머다.

누나의 결혼식장에서 보았던 큰어머니는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20대 초반이었던 나는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한편으로는 무서웠다. 나도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사랑했던 사람.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이

늙어서 끊어버린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지 생각이 들었다.

어렸던 그 당시에는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것 자체로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억을 잃어버린다면

사랑받았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다면.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보면서 생각했다.

내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알츠하이머인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기억을 잃어가는 당사자가

가장 힘들다는 것을. 얼마나 무섭고 마음 아팠을지.

마음속에 여전히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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