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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Choi 메덴코 Mar 11. 2020

JUST DO IT의 결괏값

가진건 무모함과 실행력뿐인 자의 고백

그냥, 일단 해보지 뭐


내가 가장 자주 쓰는 표현이라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다. 누군가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나의 내면에게 하는 소리이다.



JUST DO IT


나이키의 대표적인 카피를 나는 사랑한다. 일단 그냥 해! 저 막무가내인 말이 나를 살아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특별히 공부도 잘하지 못했고 더더욱이 학문에 뜻이 없다. 그래서 소위 말해 남들보다 가방 줄이 짧다. 타고난 재주가 크게 없어서 내세울 수 있는 것도 없는 내가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발버둥을 칠 때 깨달은 것이 있다.


무모함과 실행력.


난 정말이지 무모했다. (사실 지금은 조금 덜 무모하다. 나이를 먹다 보니 겁도 많아지고 용기도 살짝 줄어들어 걱정이 산더미다) 어느 정도로 무모했는가 지난 10년을 돌아보니 나는 잘 다니던 고등학교를 때려치우고 무작정 인도로 갔다. 엄마 아빠가 등 떠밀어서 보낸 것도 아니었는데 분명 후회할 것을 그리고 힘들 것을 알고도 나는 갔다. 더 무모한 건 나는 그 당시 영어를 한 마디도 못했다는 점이었다.


영어를 못해서 왕따와 따돌림, 놀림거리의 대상이 되면서도 나는 나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단 한 번 영어로 말해보지 뭐"


일단 나를 놀리는 저 아이들이 하는 말부터 혀를 굴려 따라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영어로 말을 하는 법을 배웠다.


인도에서 겨우 겨우 힘들게 대학을 갓 입학했는데 그때 깨달았다. 나는 엉덩이 싸움을 해야 하는 공부는 체질에 안 맞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어쩌면 영원히 졸업을 못할 것이라는 것도 그리고 지금 내가 공부하고 있는 이 전공을 살릴 수가 없을 거라고.


불행해졌고, 행복해지고 싶었다. 근데 대체 행복이 무엇인지 본질을 알고 싶었다.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행복한 사람 일까도 궁금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덴마크'라는 북유럽에 위치한 나라가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로, 나의 버킷리스트에 덴마크에서 살아보기라는 리스트를 보았고 나는 행복을 찾아 그곳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가긴 가야 하는데 돈이 없었고, 이렇게 생각했다.


"일단 천만 원을 모아서 가보자"

말이 쉽지, 23살 대학도 졸업하지 못한 내가 어떻게 천만 원을 벌 수 있었겠나.


그냥 일단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시작했다. 그리고 3가지 다른 일을 하며 월요일부터 일요일을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일을 했다. 그냥 일단 한 번 해보니 슬슬 돈이 모이기 시작했고, 7개월 만에 천만 원을 수중에 들고 덴마크에 무작정 무모하게 떠났다.


덴마크에 무작정 왔는데 나는 덴마크어도 할 줄 모르고 기술도 없는데 대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또 무식하게 일단 이력서 한 달 동안 200장을 뽑아 손수 그 추운 코펜하겐을 걸으며 구직에 성공했다. (사실 세부적으론 실패담이기도 하다. 여전히 생각하면 춥고 배고팠다. 결국엔 취업을 했었지만 말이다)


현재 5년 차 연애 중인 남자 친구와 잠시 헤어졌을 때도 나는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 결심했다.


"일단 한국에 가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 발로 서보자"


처음엔 현실적인 이유로 다시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정말 모아둔 돈이 하나도 없고, 부모님의 손을 빌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 아주 재빠르게 나는 포기하고 방향을 바꾸었다. 딱히 내세울 것 없는 내가 취업으로 눈을 돌렸을 때 몇 가지 목표를 세웠다


1. 한 달안에 취업을 할 것.

2. 그냥 아무 곳이나 취업하지 말 것.

3. 내가 그나마 좋아하는 일, 배우고 싶은 일 또는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할 것

4. 내세울 건 실행력과 무모함 밖에 없으니 이것을 무기로 사용할 것.


그렇게 그냥 일단 해!라는 결정이 취업에 있어서도 적용이 가능했다. 그냥 일단 아무거나 하라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시간과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그 틀 안에서 집중을 하고 그냥 정말 하다 보니 나는 딱 정해진 한 달안에 취업에 성공했던 기억이 난다.


어떤 깡으로, 믿는 구석 하나 없는 내가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계속 살아왔다. 이게 과연 옳은 방법인지 틀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만 확실한 건 이건 정말 내 삶에 있어 크나큰 자산이자 무기라고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Just do it 결괏값


그냥 일단 하는 실행력의 결괏값은 정말이지 엄청났다.


1. 꿈이 이루어지고, 기회가 생긴다.

2. 선물 같은 인연이 만들어진다.

3. 실패가 생각보다 무섭지 않아 진다.

+ 내가 무엇에 더 이상 무모해지면 안 되는 지도 배운다. 즉 한 번의 실패가 자산이 되어 번복하여 실패하는 일이 줄어든다.


에피소드 1.


'당신의 이직을 바랍니다'의 출판도서 저자 엘리스 전을 이 무모함과 실행력으로 만나게 되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싱가포르에 1일 출장을 가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평소 팬이었던 작가가 싱가포르에 거주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귀신에 홀린 듯 용기를 내어 메일을 한통 보냈다.



거절당할 확률이 높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응답을 받지 못할 거라 예상했다. 그래도 했다. 그리고 나는 엘리스 언니를 싱가포르에서 만났다.


그렇게 나는 성덕이 되어, 나의 스타와 무려 2시간 동안 1:1로 책에 관하여, 인생에 관하여 수다를 떨 수 있었고 그렇게 인연이 닿아 우리는 좋은 인연을 아어가는 중이다.



2. 따로 카피라이팅을 배우거나 영상편집을 배워보지 못한 내가 그냥 한 번 도전하여, 만든 광고 콘텐츠들이 페이스북 성공사례에 실렸다. 그리고 수많은 기사들에 쓰이고, 회자되고 있다.


3. 무모함 뒤에 찾아오는 실패들을 겪다 보면 어느 정도 예상 변수가 짐작이 가기 시작하고 이에 대한 힘이 길러진다. 그래서 점차적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완화가 된다.


저 무모함과 실행력 뒤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덴마크에서 200통의 이력서를 멘땅에 헤딩하듯 돌리고서도 나는 단 한 곳에서의 인터뷰 기회가 주어졌고 그마저도 잘 되지 않아 포기 직전에 이른 적도 있다.


수많은 콘텐츠를 제작하며 기술이 없어 난관에 부딪혔고 성과가 좋지 않았던 시간도 길었다. 혼나기도 혼나 봤고 스스로 재능이 없다고 여겨 작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무모함과 일단 해보자라는 실행력이 가져다준 결괏값을 결국 나를 성장하게 만들었고 그게 유일한 나의 자산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타고난 복이나 운이 없으니,

내가 직접 찾아가는 수밖에.


용기가 있어서 자신감이 넘쳐서 한 것들이 아니었다. 되러 나는 너무나도 스스로가 작아져서 고민하고 부족하다고 느껴져 했던 행동들이었다. 이렇게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 평범해서, 너무 보잘것없어서

콤플렉스를 무기로 삼고 도전한 지난 10년을 조금이나마 돌아보는 밤.


나는 또 어떤 곳에서 어떻게 무모하게 실행력을 발휘하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겁도 나는 잠 못 이루는 그런 밤이다. 


끝으로 확실한 건, 무모함과 실행력은 분명 새로운 세상으로 누군들 데려가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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