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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Choi 메덴코 Jan 15. 2019

좋은 회사란 어떤 회사일까

지금 다니는 그 회사 좋은 회사 맞아요?

"일을 즐기는 모습 너무 보기 좋아요. 부러워요. 저와는 상반되는 글이네요.."


한 지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인스타그램에, 요즘 맡은 프로젝트가 너무 재미있어 ‘회사에서 하는 일이 즐겁다' 라는 말의 답변이었다.


그리고 그분이 쓰신 글을 보고 나니,이런 생각이 들면서, 왜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 알 수 있었다.


바로 이런 생각.

"저분이 다니는 저 회사 완전 쓰레기구만?"




나는 참 운이 좋았다. 아니, 단지 운으로만 모든 걸 말하기엔 그동안의 나의 노력과 안목이 묻히니 순전히 운빨이라곤 하지 않겠다. 돌고 돌아 결국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내 나이는 벌써 26살이었다.


학벌, 나이를 중시하는 또래에 비해 조금 늦은 내가, 한국에서 내가 과연 제대로 회사를 다닐 수 있을지 아니 어쩌면 제대로 된 회사가 날 받아줄 자리는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잠시 나의 가치를 낮추지 않기로 했다.


분명 어딘가엔 내가 쓸모 있고 필요하겠지라는 마음가짐과 먼저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단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노력과 그리고 운으로 뭐 하나 크게 내세울 것 없던 내가 한국에서 '좋은 회사'를 다니게 되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그리고 내가 말하는 '좋은 회사' 란 어떤 회사를 말하는 것일까?




너무나 애매모호한 좋은 회사의 기준


사실 좋은 회사란, 굉장히 상대적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절대적일 수가 없다.


누군가에겐 너무나도 좋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그저 그럴 수도 있으며 또는 '나쁜 회사'로 여겨질 수도 있으니까. 그것이 연봉에서 성패가 갈릴 수도 있으며,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될 수도 있고 등등 여러 가지가 요소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서,


"연차가 무제한이었으면 좋겠어"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언정,


다른 누군가는 "그럼 뭐해? 주어진 연차라도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라며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각각에 처한 상황에 따라 만족도가 분명히 갈린다.

그리고 만족의 끝은 사실상 없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회사 판단하는 법


나는 거짓말하지 않겠다. 나는 살아가기 위해, 하고 싶은 것들을 이루기 위해 돈을 벌어야만 한다. 돈이 없으면 어떻게 살건가? 비영리단체에서 일했던 나지만, 난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에 찌든 사람이다(일명 자낳괴) 그래서 당연히 높은 연봉을 받고 싶다! 물론 내 실력을 그만큼 키워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근데 그게 과연 좋은 회사의 유일한 기준이 될 수 있을까?



1. 임원들의 마인드,어투&인성

(A.k.a 윗사람들)

[윗물이 흐리면, 당연히 아랫물도 흐려진다]


물론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아니 학창 시절부터가 사회생활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마다 우리는 나와는 맞지 않는 사람들을 적어도 '한 명' 쯤은 만나게 된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다. 그래서 동료와의 불화가 있을 수도 있고, 또는 나의 직속 상사와의 트러블이 있기도 마련이다. 그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그보다 더 먼저 그리고 가장 고려해야 할 부분은 바로 그 회사 '대표'와 임원들 즉, 윗사람들의 마인드와, 어투 그리고 인성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에 취준을 했을 때도 가장 먼저 찾아봤던 것이 있다.


“이 회사 대표는 어떤 사람일까?

어떤 마인드로 이 사업을 하는 걸까?"


기사를 하나하나 읽어보고, 서비스를 먼저 이용해 보고 인터넷에서 미리 조사를 했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한 것이 면접 봤을 때 임원들의 태도, 말투를 잘 관찰하였다. 면접은 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도 그들을 면접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첫 느낌은 나에게도 그들은 '합격'이었다. 면접을 하는 태도와 그들의 어투 그리고 무의식적인 행동 그리고 직감으로 느꼈다. 이 사람들 정말 괜찮은 사람들이구나, 아랫사람에게도 예의를 지키는 사람들이겠구나 싶었다.그리고 정말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나도 입사 결정을 기분 좋게, 희망을 가지고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2년 차가 되도록 단 한 번도 그들이 나에게 무례하거나, 무시하는 어투를 들은 적이 없다.


(어쩌면 당연히 지켜져야 할 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이 너무나도 많기에)


내가 느낀 팩트: 윗물이 맑으니, 자연스레 아랫물도 맑다


2. 어떻게 회사가 경영되고 있는지 안다

[서로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는, 회사 경영에 대한 부분이 투명하다.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모든 구성원에게 공개한다.(모든 데이터를 함께 공유한다) 이 부분은 사실 필수가 아닐 수도 있으나, 내가 생각했을 땐 이런 의미라고 본다.


"나는 당신들을 온전히 신뢰하고 있기에, 그리고 당신도 이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나는 너의 상사, 나는 이 회사의 대표 그리고 너는 직원이니 내가 시킨 일이나 열심히 해. 이런 거 몰라도 돼 라는 마인드였다면, 회사 사정을 모두에게 공개하고 나눌 수 있을까? 물론 그렇게 신뢰가 쌓이려면 서로가 그런 관계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신뢰가 한 번 깨지면, 돌이키기 어려울 테니 말이다. 하지만 꽤나 좋은 일 아닐까? 회사가 잘 돌아가고 있는지, 어려운지 함께 고민하고 알 수 있다는 것 말이다.



3.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되 책임감을 요구하기

[어른이면 어른답게 대해주기]


내가 이 회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최대한의 자율성과 최대한의 책임감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스타트업이라는 특성상 가질 수 있는 베네핏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지는 않다. 너무 자유가 과하면 배려를 권리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사실 적당한(?) 나에겐 적어도 적당한 자율성이 부여되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만족감이 높다. 책임감을 높여가는 재미도 쏠쏠하고..


1) 월차 또는 연차를 쓰는데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이게 원래 당연한 거지만?)


유럽에 1년에 한두 번씩 가는데, 그럴 때마다 몰아서 써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1-2달 전에 미리 말을 전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 그리고 다녀오기 전 내가 맡고 있는 업무를 철저히 커버를 하고 간다면 말이다.



2) 나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자유


나의 위치 그리고 내가 맞고 틀리고를 떠나, 언제라도 나의 의견을 서로 공유할 수 있고 피드백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물론, 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순 없겠지만 그렇게라도 노력하려는 모습이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 개개인을 한 명의 '프로'로 바라보는가


내가 주도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내가 진행하는 일들을 믿어주는가? 나에겐 중요한 요소이다. 물론 해야 하는 일들도 중요하지만, 나 스스로 자율성을 토대로 진행할 수 있는 업무를 맡을 수 있는 환경이 되는가이다. 그리고 그것에서 배우는 실수를 교훈으로 여기는가 또는 낙오자라 여기는가는 중요한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4. 사람을 중요시하는가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 한다]


나는 지금, ‘사람’을 가장 우선순위 하는 회사에 근무중이다.


나는 이전부터 늘 생각해왔다. 사람을 중요시 하지 않는 곳은, 정말 갈 필요도 남을 필요도 없다고. 물론 운 나쁘게 그런 곳들도 예전에 잠시 겪어봤기에 더 뼈저리게 느끼곤 했다. 성희롱, 성추행이 난무하는 (아직도 그렇다고 한다) 회사들이 참 많다. 언어폭행 등 아프면 아픈 걸 증명해보라는 그런 말도 안 되는 갑질 하는 회사들 말이다. 나의 존재와 가치를 알아봐 주지 않는 곳은 과감히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시간이 아깝고, 나의 건강이 아깝다.


그 지인분께 이직을 권했더니  

이렇게 대답하셨다.


"이직이 답은 아니더라고요. 전에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맞다. 사실 정말 거지 같은 회사가 많다. 그다음 회사가 그렇지 않을 거란 보장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좋은 곳들도 분명히 많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렇기 위해 본인도 조금 더 발품을 팔아야 할 것이고,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도 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하게 '정'이 많아서가 아닌, 정말 사람다운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지 말이다.



사실, 더 많은 리스트가 있다.


(너무나도 길어질까 봐,이미 떨어진 가독성을 생각하여 그만 멈춰본다)


나는 훨씬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해서 취업을 했었고 전혀 나 스스로가 눈이 높거나 깐깐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당연한 권리 +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 중이다.


나도 사람인지라, 만족스럽게 아무리 좋은 회사를 다니고 있을지 언정, 회사를 다니면서 당연히 퇴사 욕구가 솟구칠 때도 있었고, 있다. 또 언젠가는 다른 꿈이 생겨 떠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 근무 중인 회사를 다니며 참으로 감사한 마음과 매일, 매주, 매달, 매년 성장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래서 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하리라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한다. 무엇보다 사람다운 사람들, 배울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끝으로,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고 늘 좋은 회사에 소속 되어 있고 싶은 나는

나는 그래서 좋은 회사에 다닐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라고 묻는다.

그리고 나는 나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반성하고 또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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