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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Choi 메덴코 Jan 21. 2019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

 처음으로, 누군가 나에게 '왜' 글을 쓰는지 물어봤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그저 이런 말을 한다.


"써니야, 너는 글 쓰는 걸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

또는, "넌 글 쓰는데 소질이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여태 그 누구도 내게 "너는 글을 왜 써?" 라고 물어보지 않았다.


오늘, 디지털 인사이트 매거진과의 인터뷰가 있던 날이었다. 그리고 기자님께서 내게 물었다.


써니님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있어요. 브런치에 글은 언제부터,왜 시작하셨나요?


처음으로 누군가가 내게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해 물어봐줬다. 어쩌면 여태 굉장히 말하고 싶었나 보다.

그저 단순하게 내가 써놓은 '스트레스 해소법' 이 아닌, 왜 언제부터 나는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는지 정확하게 말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당황했고 기뻤다.




1.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 글


나는 가끔 말을 생각 없이 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말들이 싫을 때가 많다. 글은 진짜 나를, 나의 생각을 100퍼센트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글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이 브런치라 생각했기에, 브런치를 택했다)


'나'를 글로 표현할 줄 안다는 것은,

나 스스로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 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를 아는 것.

어떤 경험을 했으며,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기억하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것들로 인해 내가 얼마나 성장하였는지 아는 것.


내가 귀한데, 내가 왜 귀한지 설명하지 못하면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모른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귀한 '나' 라지만, 이 세상엔 귀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글을 보면, 어느 정도 이 사람의 성향, 사고방식을 알 수 있다. 어떤 가치관을 가지며, 어떻게 살아가는지 또는 살아왔는지.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되는 그냥 더 깊이 누군가를 알 수 있는 수단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을 정리한다. 그리고 읽어본다.


"한 때 나는 이런 사람이었이구나"

지금은 변한 나를 또는 똑같은 나를 바라보게 된다.



2. 글 쓰는 퍼포먼스 마케터


오래되진 않았지만,나는 마케터이다.애초 뼛속까지 마케터는 아니지만,그래도 나는 현재형 마케터이다.


마케팅에 '마'자도 모르던 내가, 마케팅중에서도 분석과 전략 능력을 요구하는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게 되었다. 브랜딩과는 어쩌면 정반대 성격의 마케팅이라 생각이 들면서도, 막상 마케팅을 해보니 모든 것은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정량적인 것과 정성적인 것들이 조화를 이룰 때,

가장 최고의 성과를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라고 감히 생각해본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한다고 하여, 데이터를 붙잡고 살아야 한다고 하여 꼭 그것만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더군다나 스타트업에 종사하면서 사실상 여러 가지 일을 함께 배우다 보면 조금 더 '득'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차라리 뭐 하나라도 제대로 '완벽하게'라는 성향을 가진 나이지만 말이다.


글을 쓰다 보면 너무나도 뾰족하게 세워졌던 나의 마음을 조금은 동그랗게 보듬어 주기도 하고, 마케터로서 지녀야 할 카피 능력에도 꽤나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3. 나의 2019년 연간 KPI


어쩌다 보니 지난 2년간 나의 목표들은 전부 '일'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가끔 그런 내가 슬프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무언가에 미쳐있는 내가 좋기도 했다.


내가 함께 만드는 서비스, 그래서 내겐 애틋한 나의 업무. 여태 내가 해야하는 업무의 목적은 트래픽과 매출을 올리는데 중점을 두었더라면, 지금은 그뿐만 아니라 이 서비스를 조금 더 외부에 알리고 싶단 생각을 했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 기억 속에 남도록 말이다.


그게 바로 '브랜딩' 이라는 것을 알았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는 내가 사실 범접하기 어려운 분야라는 것을 알았다. 단지 광고를 관리하고 분석하던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는 것.

꾸준함이 필요하다는 것과 다른 팀원들이 더 충원돼야 가능한 일이란 것도 알았다.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부터 하고 싶었다. 그냥 그렇게 기여하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보니, 글이었다.


글로 나를 먼저 표현하고 알린다면, 그리고 그게 효과가 있다면 한 단계 뛰어넘어 서비스까지 브랜딩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개인 브런치로 나의 삶을 담기 시작하였고, 이 회사에 근무하는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 서비스를 만드는 나는 그리고 우리는 누군가를 보여주고 싶어서 서비스 공식 계정을 만들었다. 현재는 HR팀과 함께 내부 마케팅 목적으로 '스푼을 만드는 사람들' 을 연재하고 있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만들고 있는 서비스를 알아주면 좋겠다. 기억해주면 좋겠다. 이왕이면, 기분 좋은 서비스로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만큼 예쁜 마음으로 시작된 그리고 만들어지고 있는 서비스이기에




글에는 힘이 있다.

아니, 굉장한 힘이 있다. 결론적으로 나는 글의 힘을 빌리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진심을 담아 꾹꾹 써 내려가는 글들이 언젠간 나를 더욱 빛나게 해 주길 바라고, 내가 현재 만들고 있는 서비스 성장의 발판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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