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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Choi 메덴코 Feb 13. 2019

회사에 맞춤형 복지가 있다면 어떨까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복지제도는 없다.

퇴근길에 이런 기사를 하나 읽었다.


'지금 한국 기업들이 독일 기업 문화로부터 배워야 할 5가지'


그리고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나의 SNS에 공유 버튼을 눌렀다. 읽기도 전에 말이다. 최근 들어 HR팀에 유능하신 분이 입사하시면서, 함께 회사 문화에 대하여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눠서 그런지 사내 복지에 관하여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분과 얼마 전 의견을 나누며 이런 의견을 내놓은 적이 있다.


"개인 맞춤형 복지가 있으면 어떨까요?

불가능하려나.."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여러 가지 계기가 있었다.

일단 그전에, 복지에 관한 나의 생각을 조금 더 써 내려가고 싶다.




좋은 회사 복지의 기준점


한국에도 복지로 유명한 회사들이 많다.

구글 코리아, 페이스북 코리아, 배달의 민족, 제니퍼소프트 등 말이다. 왜 어떠한 면 때문에 이 회사들이 좋은 회사라고 규정되었을까? 그리고 그곳 모든 직원들은 복지에 100% 만족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1. 탄력근무제 or 자율근무제


언제 어디서든,

주 할당 시간만 맞춰서 일하면 되거나 4.5일 근무


2. 조식, 석식 그리고 간식 무한 제공


몇 달 전 TOSS와 미팅이 있어서 토스 오피스에 방문한 적이 있다. 사내 안에 카페가 있었고, 바리스타가 무제한으로 커피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사내 편의점 안에는 음식들이 가득 있었다. 또 배달의 민족을 방문했을 때도 인상 깊었던 점이 사내에 카페가 있었다는 점이었다.


(스푼에서도 조식 및 무제한,

다양한 간식 복지가 제공되고 있다)


3. 파격적인 출산 휴가 및 자기 개발비 지원


구글 코리아 같은 경우도 파격적인 출산 휴가 및 베이비 샤워 파티를 해주는 문화가 있다고 들었다. 사내에 피트니스가 있다거나, 자기 개발비를 무제한 지원해주는 곳도 있다고 들은 바가 있다.


4. 스톡옵션 지급


스타트업에 경우 입사 시 또는 성과급으로 스톡옵션을 지급해주는 경우도 있다.


5. 전세보증금 지원


현재 스푼 라디오에 있는 복지 중 한 가지.

무이자로 전세보증금을 지원해준다.



그 외에도 사실 정말 다양한 좋은 복지가 있다고 들었다. 어떤 곳은, 1년에 한 번 해외여행을 지원해주기도 한다고 들었고 참으로 각각 다른 남들이 눈독 들일만 한 아니 눈이 번쩍 떠질만한 그런 복지들.



누가 들어도 정말 좋은 복지들이 넘치고 넘치는 와중에 나에게는 하나의 의문점이 생겼다.


나는 저 많은 옵션의 복지들이 정말 내게도 좋은 복지인가?


사실, 나를 포함하여 친구들 및 동료들과 이야기를 할 때 어디가 복지가 좋더라, 이런 것도 있다더라 라고 의견을 나누면서 내겐 와 닿는 것도 있었지만 와 닿지 않는 것들도 참 많았다.


사람은 각각 성향과 처한 상황이 다른 것처럼, 내겐 그다지 중요하지 않거나 현재로서 필요하지 않거나 또는 내가 조금 더 즐겁게 효율을 높이는 업무를 하는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만약 출산을 앞둔 직원에겐 자유로운, 파격적인 출산휴가가 그에게 가장 큰 복지일 것이다.


또는 간식을 즐겨 먹지 않는 자에겐, 무제한 다양한 간식이 그다지 그에게는 복지로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단 생각을 하였다.


물론, 보편적인 전체를 위한 복지는 필요하다. 각 개인의 모든 욕구를 채워줄 순 없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복지라는 개념을 살펴보면,

왜 그토록 좋은 인재를 원하고 필요로 하는 회사들은 복지를 중요시할까 생각을 해봤을 때 회사에 대한 만족도 및 업무 효율 증대를 위한 목적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덴마크에서 일하는 그의 '맞춤' 복지


나의 남자 친구는 이탈리아에 모회사를 둔, 덴마크에 위치한 한 스타트업에 근무를 하고 있다. 덴마크는 사내 복지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사회복지가 잘되어 있는 나라이다. 물론 100% 같을 순 없겠지만, 보편적으로 유럽은 '가족'을 가장 먼저 중시하는 나라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등을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고 그에 관한 복지가 잘 되어있다. 이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내가 인상 깊다고 느낀 것을 예시로 들고 싶어서다.



너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복지가 무엇이니?


그가 회사로부터 종종 받은 질문이었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행복한지, 더 이곳에서 오래 너무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들려면 너에게 어떤 점이 더 보완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말이다.


"여자 친구랑 같이 살고 싶어요.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해서 덴마크에 못 오거든요"


그리고 회사는, 그에게 커스텀 복지를 제공해주었다


옵션 1: 한국에서 재택근무 30일 해보고,

성과가 괜찮다면 한국에서 살면서 일하기.


옵션 2: 원한다면 언제든 여자 친구가 함께 덴마크에서 살 수 있도록, 또는 유럽 전역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회사에서 비자 관련 업무를 맡아주기로 함


나에겐 파격적이면서도, 당연한 아니 덴마크스러운 복지라고 생각이 들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에게 맞춰진 '맞춤 복지' 였다. 왜냐면 모든 사람이 똑같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같은걸 원하거나 필요로 하거나, 그것이 개인의 역량을 더 높여주진 않기 때문이다.


다른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은 스톡옵션을 받는 대신에 연봉을 대신 올릴 수 있도록 선택했다고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육아휴직을 1년이 아닌, 매주 '수요일' 마다 쉴 수 있도록 변경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개개인에 맞출 수 있는 복지를 제공한다는 것이 나에겐 신선하고 부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듣기에는 그저 멋진 좋은 회사라고 느껴질지 언정 그는 정말 한국에 와서 더 열심히, 밤낮으로 일해야만 했다. 그에게 주어진 자율과 책임 그리고 맞춤 복지 그만큼의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하나 그는 회사에 대한 만족도 및 충성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나와 함께 있어서 업무효율이 오르기까지 했다. (심적 안정 효과라나 뭐라나..)




물론, 복지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된다. 물만 있는 냉장고보다 당연히 여러 가지의 선택권이 있고 다양한 음료수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서 계속 늘 한결같이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더 이상 소중한 마음보다는 어쩌면 시간에 흐름에 따라 당연한 마음이 들듯이, 결국 시간이 지나면 현재에 것들이 익숙해져 버려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기 마련이다.


각자의 상황과 때에 따라 변하는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맞춤 복지' 를 현실화하기엔 내가 너무 거창한 꿈을 꾸고 기대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가도, 이런 개인의 진정한 니즈를 채워주는 것이 진짜 좋은 복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지금 누린 것들도 충분히 감사해하면서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복지'라는 개념이 다른 곳에서는 당연하지 않을 수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서 말이다. 사실상 자율을 감당하기엔, 책임이라는 것이 너무 버거울 수도 있기 때문에 쉽게 도전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나, 좋은 회사 그리고 좋은 업무 환경을 고려한다면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HR팀과 의논해볼 만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다시 더 구체적으로 제안해야겠다. 의견을 내라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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