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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Choi 메덴코 May 05. 2019

나도 누군가의 사수가 되었다.

3년 차 마케터, 내게도 처음으로 직속 후배이자 동료님이 생겼다.

면접을 보고 나오자마자 "저 친구 정말 좋아요" 눈빛으로 이사님께 신호를 보냈다.


내가 처음에 회사에 입사했을 때, 나 포함 16명의 인원이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그리고 그 무렵 두 달간은 한국 마케팅 팀원은 나 포함 딱 3명이었다. 실질적으로 보자면, 세 명중 한 명은 C-level 이기에 나와 팀장이자 리더님과 나 둘 뿐이었다. 그렇게 두 달 후, 내게도 처음으로 입사 동료가 생겼고 우린 4명이었다.


그렇게 빠른 성장을 통해 현재 2년이 지난 지금, 회사 인원은 60명을 족히 넘게 되었다. 한국 마케팅팀도 조금 더 세분화되어, 세 개의 팀으로 나누어지게 되었고 많은 팀원들이 들어왔다.


하지만 얼마 전 이번엔 조금 남다른 팀원이 들어오게 되었다.


바로 그건, 나의 후임자가 될 분이 입사를 하신 것!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던 지난 몇 달간, 고민 끝에 나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다. 더 큰 성장을 함께 이루고 파서 나는 다른 국가로 주재원(?) 뭔가 거창한 타이틀은 아니지만..아무튼 파견을 가게 되었다. 그렇게 여태 내가 맡아왔던 퍼포먼스 마케팅을 담당해줄 사람을 찾아야 했다.


2주간 정말 열심히 면접관으로서 꼼꼼히 이력서를 살피고, 면접에 임했다. 경력이 높으신 분들부터 비슷하거나 신입인 분들까지 다양하게 즐겁게 면접에 임했다. 그리고 회사와, 팀과 이 업무와 맞는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면접에 임한 모든 분들이 좋으신 분들이었지만 뭔가 2프로가 부족해서 선뜻 딱 "이 사람이다!"라고 할 수가 없었다. 물론 겪으면서 알아가는 부분이 더 많지만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면, "뭔가 이 사람은.. 우리 스멜이 나.."

나와 팀 리더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그렇게, 그녀의 인터뷰에 들어갔다.

차분하고 편한 인상의 그녀에게 참 많은 질문들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업무와 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해주다가 '브런치' 이야기가 나왔다. 앞으로 회사 브런치 연재를 맡아줄 사람을 찾고 있다고 이야기를 꺼냈는데 이미 브런치 구독자였던 것이다. 글을 좋아하는 그녀이기에 조금 더 호감이 갔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인지에 대한 질문을 항상 하는데, 나와는 반대의 글을 좋아하고 잘 쓰는 그녀라 새로운 매력이 보이기도 했고..


갑자기 "어머! 혹시 그 브런치 써니 님이.. 그 본인이세요?!" 라며 소스라치게 놀라는 그녀.


알고 보니 내 개인 브런치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했다. 순간 부끄러워지긴 했지만, 그만큼 회사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전반적으로 이미 하고 왔다는 것에 대한 감동(?)과 정성에 그녀에게 더 호감이 갔다.


회사 브런치에 올라오는, 팀원들 소개를 읽어보기도 했다는 그녀가 점점 인터뷰를 할수록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내가 묻는 질문에 대하여 군더더기 없이, 모르면 모른다고 대답할 줄 아는 바른 자세가 참 예쁘기도 했다. 그렇게 만족감을 가지고 인터뷰를 끝내고 나와서, 연차였던 팀 리더에게 드디어 찾았다며 연락을 했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이사님도 그 친구를 같은 이유와 방면으로 좋게 보셨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도 들었다.


오자마자 이틀 연속 너무나도 힘든(?) 회의들을 참석하며, 바쁘게 움직인 그녀는 다행이고 고맙게도 힘든 내색 없이 열심히 잘 따라와 주었고 그 후 알려준 업무들도 어쩜 실수 하나 없이 착착 잘 해내는지. 똑똑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난 처음에 맨날 실수투성이었는데 말이다..) 대견하고, 벌써부터 후배 팔불출이 된 것만 같다. 아쉽게도 인수인계를 해줄 시간이 한 달하고 조금밖에 남지 않았지만, 내가 나의 선배이자 동료들에게 그동안 받은 것들을 베풀어주고 싶단 생각이 참 크다.


내가 과연 누군가를 알려주고 가르쳐줄 수 있는 위치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먼저 더 꼼꼼히 확인하게 되고 알아야 하고 하는 장점들이 생겼다. 그녀에게 먼저 알려주기 전에 다시 한번 제대로 확인을 하고,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들을 최대한 도와주고 싶다는 그런 마음. 내가 앞으로 타 국가에 있어도 말이다. 덧붙여 생각해보니 무엇보다도 면접 마지막 그녀의 질문과 대답이 너무나도 인상 깊고, 멋있었다.


"저는 센스 있는 사람입니다" 라고 말을 하는데,

그 눈빛에서 나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이랄까?


그 자신감도 멋있었고,

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라고 묻는 그녀가 너무 예뻐 보였다.


그래서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 이사님께서 추천해주신 책들을 똑같이 알려주었다. 매일 출근하여 그녀의 자리를 보면, 내가 알려준 기본적인 업무 용어들을 스스로 프린팅 해서 가지고 다니며 공부하는 그녀가 처음 입사했을 때 그때 나의 모습 같아서 미소도 짓게 된다. 나도 누군가의 사수가 처음이라, 많이 서툴고 아쉽게도 오래 함께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있는 동안 꼭 정말 좋은 사수가 되리라 다짐하며, 잘 부탁드립니다 후배이자 동료님.


다시 한번 좋은 곳,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셔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잘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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