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없이 육아합니다.

핸드폰 사달라고 조르지 않는 10대 육아.

by Lisa

LG전자의 신입사원 연수까지 마치고

이통사에 입사한 것은 '무제한 핸드폰'때문이 컸다.

물론 연봉이나 기타 조건도 따졌지만. 이통사 직원들의 가장 큰 복지는 '무제한 핸드폰'이었다.


핸드폰은 요물단지임에 틀림없다.

피쳐폰이었던 시기에도 친구들과 문자를 날리며 손에서 떨어질 줄 몰랐는데. 첫아이를 낳고 회사에 출근하자 직원들의 손에는 더 요망한 것이 들려있었다. 스티븐 잡스의 역작 아이폰3.

어떻게 버튼 하나만으로 작동을 하는지. 기가 막히게 터치감이 먹히는 기 요물도 이런 요물이 없었다.

이통사에 근무하며 깨달은 단 하나는. 스마트폰은 너무 재미있다는 것이다.

너무 재미있어서 더 재미있는 대안을 찾기 힘들 지경이다.

어른인 나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스마트폰이 없던 시기에도 아이들은 친구들과 폭발적인 문자를 주고받았더랬다.

지금은?

핸드폰 게임에. 카톡. 유튜브.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핸드폰과 전쟁 중이다.

아이가 폰만 봐서 걱정. 와이파이를 켜면 화를 내서 걱정. 방에서 나오지 않아서 걱정.

아이 집 문밖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는 동시에 화면을 켠다.

편의점에는 와이파이를 찾아온 아이들로 북적이고.

친구 집에 놀러 온 아이는 "이모 집 와이파이 비번이 뭔가요?"부터 물어본다.


너무 안타깝다.

친구 집에 와서 친구보다 와이파이를 먼저 찾는 현실이 안타깝고.

멍 때리는 시간도 필요한 나이에, 자극적인 영상에 노출된 아이들이 안타깝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가능한 늦은 스마트폰과의 조우를 선물하기로 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하루에도 몇 번씩 친구들은 다 있는 게 나만 없냐고 짜증 내지 않냐고?

그래도 남들 다 있는 건 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6학년 3학년 두 딸은 한 번도 나에게 핸드폰을 사달라고 한 적 없다.


나는 평소에 스마트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회사에 다닐 때 이야기를 많이 들려준다. 핸드폰이 얼마나 자극적인지. 그래서 얼마나 빠져나오기 힘든지. 그리고 10대 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많은 시간을 무의미한 콘텐츠에 소비하고 있는지.

거기에 더해서.

아이들과 스마트폰 중독에 관한 유튜브를 함께 찾아보거나.

테드 영상을 찾아보기도 한다.


아래 너무 예쁜 18살 소녀는 핸드폰 없는 10대를 보냈으며 대학을 간 지금도 피쳐폰을 사용 중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TjaM0tdxtYA

Why I Don’t Use A Smart Phone | Ann Makosinski | TEDxTeen


스마트폰을 보는 것 왜에 10대가 할 수 있는 진짜 멋지고 쿨한 것이 있는지 아이들과 서로 이야기한다.


아이들을 무시하면 안된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유연하며 이성적이다.

내가 설득하려는 것이 진짜 아이들의 자아를 위한 것이며 정말 '멋짐'을 추구하는 것 임을 받아들였다.


아이들은 지금 폴더 피쳐폰에 선불 유심을 사용 중이다.

학교가 픽업을 해줘야 하는 거리에 있어 연락을 위한 전화와 문자만 사용하고 있다.

3만 원을 충전하면 6개월을 쓸 수 있으며 이마저도 3만 원짜리 유심을 1천 원에 주는 프로모션을 너무 자주 하고 있다.


가끔, 이제 막 어린이집에 간 아이를 키우고 있는 동생들을 만날 때면 마음이 불편할 때가 많다.

손님이 오면 아이들은 엄마 옆에서 징징거리고, 너무 쉽게 아이에게 핸드폰이 건네 진다.

아이는 기가 막힌 손놀림으로 유튜브를 켜서 본인이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낸다.


육아는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다.

마라톤도 그렇게 긴 마라톤이 없다.

스마트 폰만큼은 아이들에게 가능한 늦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줘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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