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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서양철학사 대신 읽어주기
2. 피타고라스 교주?

러셀 서양철학사 완독中

by Lisa

대학원에서 철학 상담을 전공하며 서양철학사 완독 중입니다.


속독이 아닌 정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읽지 않고도 느낄 수 있도록 감명깊은 부분을 공유 하고자 합니다.


2. 피타고라스 그는 교주

“나는 수학이 초감각적 지성계에 대한 믿음뿐만 아니라 영원하고 정확한 진리에 대한 믿음을 발생시킨 주요 원천이라 생각한다.(78p)"

“피타고라스에서 시작된 수학과 신학의 결합은 그리스와 중세를 거쳐 칸트에 이르는 근대 시기까지 종교철학의 특징을 형성했다. ... 피타고라스에서 유래한 무시간적 영원한 존재를 향한 도덕적 염원과 논리적 동경이 정교하게 썪여있다.... 사상의 영역에서 피타고라스만큼 영향력이 큰 사람은 없을 터다. 플라톤 사상처럼 보이던 점이 분석을 거치고 나면 본질적으로는 피타고라스 사상으로 드러난다. 지성에는 드러나지만 감각에는 드러나지 않는 영원불멸의 세계라는 개념 전체가 피타고라스에서 비롯된다. 피타고라스가 없었다면, 그리스도교도는 그리스도를 말씀으로 생각하지 못했을 테고, 신학자들은 신과 불멸에 대한 논리적 증명을 추구하지 않았을 것이다.”(79p)


아이를 키우는 나에게도 수학은 종교(?)이지만, 고대에는 정말 그랬던 것같다.

수능 다음날 바로 모든 수학공식을 까먹은 나도,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기억하고 있는데.

사실 철학사에서 그는 수학자라기 보다 철학과 종교 창시자로 유명하다.


그는 수학으로 만물의 이치를 깨달으려 했던 것 같다.

“만물은 수다”

라는 캐치프라이즈를 걸고 그는 단체를 설립했는데.

꽤나 진보적으로 남녀 모두 같은 규정에 따라 동등하게 가입되었으며 공동 소유와 공동 생활 방식에 따라 생활했다.

그리고 그들은 수학을 사색적 생활을 찬미하는 윤리적 기능으로 사용했다.

(우리 큰딸이 들으면 기절할 일이다)


어찌보면 절대 진리인 수학공식을 통해 그들은 신과 불멸의 신비를 찾고자 했던 것 같다.

중세 신학으로 넘어가며 신학자들이 그리스 철학을 그리스도교에 녹이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운데, 나는 그 시작을 플라톤으로 알고 있었다. 플라톤의 영혼불멸에 대한 믿음과 내세관과 동굴에 대한 비유(그는 현실세계를 동굴에 비유했으며, 우리가 보는 것은 동굴안 그림자에 불과 하다고 했다. 진짜 세상은 동굴밖에 있다나..) 등의 시작이 모두 피타고라스였다니.

결국 플라톤 사상처럼 보이던 점이 분석을 거치고 나면 본질적으로는 피타고라스 사상으로 드러난다는 것인데, 피타고라스는 수학에 근거하여 사유가 감각보다 우월하고 직관이 관찰보다 우월하다고 가정했다. 신학의 모티브가 수학 에서 비롯 된 점은 꽤 흥미롭다. 변치 않는것에 대한 인간의 열망은 수에서 신으로 옮겨진다.

그의 영향력은 중학교 수학교과서를 넘어 그리스도교 전반에 퍼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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