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용기간에 안전 이별을 할 수 있을까

인사노무 기고

by 측근

서류, 면접, 건강검진, 레퍼런스 체크를 거쳐 신규 입사자를 채용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신규 입사자에 대하여 3개월 내지 6개월 간의 시용기간(실무상 "수습기간"이라는 명칭으로 혼용되기도 한다)을 적용한다. 아래에서는 시용기간에 대하여 숱하게 제기되는 궁금증에 대하여 풀이해 본다.



시용기간이 왜 필요할까?

알기 쉽게 이야기하자면, 시용기간은 신규 입사자의 업무적격성 등을 관찰하기 위한 기간(probationary period)이다. 만일 이 기간 중 신규 입사자의 업무적격성 등이 회사와 부합하지 않으면, 회사는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


대법원은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 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라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즉, 대법원은 시용기간 중 또는 만료 시 본채용을 거부할 때에도 무작정 회사가 임의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고, “정당한 이유”를 필요로 한다는 취지이다. 시용기간 중 본채용을 거부할 때 정당한 이유는 일반적인 근로자보다 넓은 범위에서 “사회통념상 상당성” 정도로 완화하여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용기간 중 또는 종료 시 안전 이별하려면?


유사 선례를 종합하면, 주로 아래와 같은 기준이 고려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1) 신규 입사자에 대한 평가방법이 사전에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하고, 그러한 평가기준 및 평가방법에 관한 내용이 알려져 있어야 함.


정당성 인정 사례: 법원은 근로계약서의 문언상 수습기간 중에 '불성실 및 미숙련 및 부적격한 업무수행, 건강 상태 등 수습근로자의 귀책사유로 채용이 부적합하거나 계속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수습기간 종료에 따른 평가(시험)에 의함]'를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 사유로 정했고, 직원 이와 같은 계약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정당한 근로관계의 종료로 판단하였음(서울고등법원 2021. 7. 9. 선고 2021나2000129 판결).


정당성 부정 사례: 법원은 시용직원들에 대해 평가의 기준과 방법 등이 제대로 공고되거나 교육되지도 않았고, 시용 평가표에 의한 계량화된 평가제도 자체가 시용기간 만료 월에 수립돼 시용기간 동안 위 평가표에 의한 지속적인 평가가 이루어져 온 것으로 보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을 부정하였음(서울행정법원 2002. 8. 27. 선고 2002구합7210 판결/확정됨).


(2) 업무평가 결과가 근거로 신규 입사자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하는 경우, 업무평가의 공정성 및 객관성이 담보되어야 함.


정당성 인정 사례: 법원은 평가항목 및 평가기준이 구체적이고 세분화되어 있는 경우 객관성과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는 경향임(서울고등법원 2019. 10. 24. 선고 2019누41456 판결 등).


정당성 부정 사례: 법원은 사용자가 시용 직원을 대상으로 근무성적평정을 실시함에 있어서 지점별로 C 또는 D의 평정등급 해당자 수를 할당한 점, 사용자는 근무성적평정표가 작성ㆍ제출된 이후 일부 지점장들에게 재작성을 요구했고, 이에 일부 지점장들이 평정자 및 확인자를 달리하도록 정한 근무성적평가요령에 어긋나게 혼자서 근무성적평정표를 재작성하기도 한 점, 평정대상자마다 평정자가 상이한 점, 시용조건부 근로계약 해지의 성격상 당해 근로자의 업무 적격성 등을 절대적으로 평가해야 함에도 상당수의 평정자가 다른 직원들과의 비교를 통해 상대적으로 평가한 점, 원고들에 대한 근무성적평정표 및 평정의견서만으로 원고들의 업무수행능력이 어느 정도로, 어떻게 부족했는지 또 그로 인해 업무수행에 어떠한 차질이 있었는지를 알 수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음(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3) 잔여 시용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본채용 거부를 하는 경우라면, 신규 입사자에게 문제의 개선을 촉구하거나 재교육을 하는 기회를 부여하였는지도 고려될 수 있음.


정당성 부정 사례: 법원은 직원이 입사한 지 3주 만에 본채용 거부를 통보한 사안에서, 계약상 시용기간이 3개월이었으므로 상급자들이 해당 직원에게 실적과 그로 인한 사용자의 입장 등 구체적인 상황을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거나 재교육 등 충분한 기회를 줄 필요가 있었는데도 그러한 지도나 개선 촉구 등은 없었던 점 등을 근거로 본채용 거부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음(서울행정법원 2022. 4. 22. 선고 2021구합77647 판결, 확정됨).



"You are fired"는 금물!


제아무리 신규 입사자의 본채용을 거부하기 전이라고 하지만, 신규 입사자에게 업무 적격성이 결여되었다는 사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는 신규 입사자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기 위한 "절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는 본채용 거부도 결국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기 때문인바, 아래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본채용 거부는 성질상 해고와 동일하므로,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시기와 사유의 서면 통지 의무가 적용된다(근로기준법 제27조). 즉, 신규 입사자의 본채용 거절 시점에 이르러, 직원이 언제 어떠한 사유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잘 알 수 있도록, 근로관계 종료일, 본채용 하지 않는 사유,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상 관련 조항을 명시하여 서면으로 통보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때 신규 입사자의 근로관계는 시용기간 중 업무적합성 부족으로 “본채용 하지 않음(근로관계 종료)”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명시하고, “해고”되는 것이라는 표현은 지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근로기준법상 3개월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 대하여서는 근로관계 종료 시 30일분의 해고예고 기간을 부여하거나 그에 갈음하여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으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6조).


보론 및 제언

상기 살펴본 바와 같이, 시용기간 중 또는 만료 시 본채용 거부는 통상의 해고보다 정당성을 인정받는 범위가 넓다고 이해될 수 있다. 다만, 그럼에도 본채용 거부는 성질상 해고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근로관계가 종료된 신규 입사자는 노동위원회 또는 법원에 분쟁을 제기할 수 있고, 이 경우 회사는 직원의 업무적합성, 근무태도, 인성, 자질, 성품 등에 비추어 본채용 거부가 정당하다는 점에 대하여 증명함으로써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즉, 이처럼 본채용 거부 시 정당성 인정 여부와는 별개로 법적 분쟁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실무상으로는 시용기간 중 또는 만료 시 본채용 거부를 하여야 하는 경우 일방적으로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하기보다, 회사와 직원간 협의하여 “권고사직”의 형태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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